[수영] 여자 '무삼바니' 탄생

중앙일보

입력

시드니 국제아쿠어스틱센터 수영장을 웃음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아프리카 소국 적도 기니 청년 무삼바니의 '100m 수영'이 22일 또 한차례 재연됐다.

주인공은 무삼바니와 함께 국제수영연맹(FINA) 초청 케이스로 올림픽에 참가한 파울라 바릴라 볼로파(20.적도기니).

볼로파는 여자 자유형 50m 예선에 참가, 수영장을 건너는 데 무려 1분3초97의 긴 시간을 보냈다.

볼로파의 기록은 이날 잉헤 데 브뤼인이 세운 올림픽신기록 24초46에 비해 '거북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나 볼로파는 이날 브뤼인이나 에이미 반 다이크 등 기라성같은 스타 선수들 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

볼로파는 무삼바니와 함께 수영장에 도착해 수많은 카메라맨들의 플래시 세례 속에 풀로 뛰어들었고 무삼바니와 마찬가지로 머리를 한번도 물속에 집어 넣지 않는 '개헤엄'으로 경기를 마쳤다.

볼로파는 경기 전 전신수영복 한벌을 기증받았지만 미리 등록한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이를 입어보지는 못했다.

원래 축구선수였던 볼로파는 수영을 배운지 이제 2개월밖에 안되는 왕초보.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대스타 브뤼인을 만난 소감을 묻자 "그녀가 누구죠?"라고 반문할만큼 수영에는 무지했다.

그러나 볼로파는 "여기서 수영을 배워서 다음 아테네올림픽에 꼭 나가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한편 역시 초청 케이스로 출전한 파테마 아하미드 게라시(13.바레인)는 51초15로 골인했고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로 우레같은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국제수영연맹은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과 상관없이 수영 불모지 국가 선수들을 특별 초청해 이번 대회에 출전하도록 했으며 무삼바니와 볼로파, 게라시 등이 특혜를 받았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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