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북한 유도 "경험과 기술을 길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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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과 국제 경험을 길러야 합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예상외의 저조를 보인 북한 유도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던진 충고다.

'여자 영웅' 계순희(52㎏)와 차세대 주자 차현향(48㎏), 지경순(63㎏), '남자 간판' 곽억철(81㎏) 등 4명의 선수를 파견한 북한이 이번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동메달 1개.

애틀랜타올림픽에서 16살의 무명 계순희를 파견, 일본의 다무라 료코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 무서운 저력을 암시했던 4년전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첫날 차현향은 4강까지 승승장구하다 다무라 료코에게 덜미를 잡힌뒤 패자결승에서도 패해 아쉬움을 남겼고 계순희 역시 4강에서 쿠바의 레그라 베르데시아에게 무릎을 꿇어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의 꿈을 접었다.

곽억철과 지경순도 8강에서 패퇴, 가뜩이나 실의에 빠진 북한 선수단의 어깨를 더욱 처지게 했다.

일각에서는 얇은 선수층, 훈련시설과 국제대회 경험의 부족 등을 감안할 경우 괜찮은 성적이라고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경기직전 '금 1개를 포함해 2개의 메달은 충분하다'는 북한의 자신감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북한의 이같은 예상밖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 유도가 기술보다는 힘에 의존, 유럽이나 중남미 선수들에게 약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만 얼굴을 내밀어 풍부한 경험을 쌓지 못한 점도 북한 유도가 보완해야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김병주 KBS 해설위원은 "계순희와 차현향은 앞으로 대성할 재목"이라면서 "비록 메달운이 없었지만 북한의 유도는 여전히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만큼 기술과 경험을 보완한다면 2004년 올림픽에서는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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