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장모(29)씨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요즘 결혼하려면 ‘경제력’이 필수조건이라는데 계약직 월급 100여만원으로는 턱도 없다”며 “월급은 생활비로 모두 써서 저축은 꿈도 못 꾼다”고 덧붙였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1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장씨 같은 ‘결혼 포기자’다. 사람인은 성인남녀 2192명에게 경제적 이유로 결혼·연애·출산 중 포기한 게 있는지 설문조사(복수응답)했다. 이 질문에 477명(22%)이 “결혼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연애·출산을 포기하겠다는 응답도 각각 455명(21%), 367명(17%)에 달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절반이 넘는 495명(54%)이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라고 했다. 웬만큼 돈을 모아도 힘들어서(42%), 취업이 늦어져서(33%) 같은 이유도 있었다. 실제 설문에 응한 이들 중 979명(45%)이 “현재 빚을 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평균 부채는 3128만원이었다. 이유는 학업비용(40%), 집 장만(31%), 생활비(23%)의 순으로 나타났다. 포기한 것을 되돌리려면 얼마가 있어야 하느냐(복수응답)는 질문에는 ‘1억원 이상’이 33%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채승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