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 2001년 성장세 꺾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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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까지는 별 문제없이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년에는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아시아 경제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아시아 경제는 1997년 시작한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일단 한숨을 돌렸으나 여전히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어 장래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의 가와이 마사히로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연구원은 "올해 아시아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지난해의 6.9%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고 말하고 "그러나 2001년에는 상당수 국가에서 둔화가 예상되며, 특히 한국의 경우 이미 둔화세가 시작됐다" 고 진단했다.

그는 또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을 핑계로 아시아 국가들이 개혁을 늦추거나 드러난 문제점들을 감추려고 해서는 안된다" 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이와 함께 아시아 국가들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은행 부실 정리 ▶기업 부채의 구조조정 ▶파산 관련법 정비 등의 세가지를 들었다.

세계은행은 특히 유가 동향이 2001년 이후 아시아의 지속적 성장 여부를 판가름할 와일드 카드라고 지적했다.

내년 평균 유가를 배럴당 25달러선으로 전망하면서 유가가 이 수준을 넘어설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ADB는 18일 한국.싱가포르.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의 내년 경제 성장률이 올해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는 8.3%의 성장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6%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만일 유가가 35달러선까지 오를 경우에는 각국의 성장률이 0.4~0.5%포인트씩 추가로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DB는 다만 올해에는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순조롭다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7.5%에서 0.8%포인트 높이는 등 일부 국가들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ADB는 변동이 극심한 롤러코스트형 금융시장 외에 미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유럽과 일본의 경기회복 부진 등도 아시아의 성장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요소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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