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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공 놓을 뻔한 김시래, 1순위로 모셔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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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불러주는 대학이 없어 농구를 그만두려 했던 선수가 4년 만에 인생 역전을 이뤘다.

 명지대 김시래(23·1m78㎝·사진)가 3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2012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모비스에 뽑혔다. 단신 포인트가드 김시래는 아마추어 복서 출신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순발력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차세대 양동근이 필요했다. 당장 프로에서 뛰어도 손색없다”고 평가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김시래는 명지고 2학년 때 발목을 다쳤다. 3학년 때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스피드가 줄면서 자신의 색깔을 잃었다. 고교 졸업 후 불러주는 대학이 없어 농구를 그만두려 했다. 마지막에 명지대가 손을 내밀었다. 축구의 박지성이 명지대에 입학할 때 사정과 흡사하다. 고교 시절 슛 정확도가 떨어졌던 김시래는 대학 입학 후 동료들이 300개씩 슈팅 연습을 할 때 500개씩 던졌다. 2학년 겨울에는 발목 뼛조각을 제거하면서 스피드가 살아났다. 김시래는 지난해 농구대잔치에서 득점·리바운드·수비 3관왕에 오르며 명지대를 사상 처음으로 농구대잔치 결승에 올려놓았다. 박상관 명지대 감독은 “김승현(삼성)을 능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시래는 “1순위로 뽑힐 줄 전혀 몰랐다. 코트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겠다”고 했다.

 한편 배구 스타 장윤창(52) 경기대 교수의 아들 장민국(23·1m98㎝)은 1라운드 10순위로 KCC에 입단했다. 장 교수는 “민국이가 농구를 시작할 때 처음 조언을 구한 분이 허 감독이었다. 허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기뻐했다. 허 감독은 “민국이가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운동신경이 매우 좋다”고 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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