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호회 '…코리아' 부시솝 토드 키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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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대화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가지다 보면 금세 친해지게 마련이죠. "

인터넷 여성 사이트 마이클럽 닷컴(http://www.miclub.com)의 동호회 ''어드벤처 코리아'' 의 부(副) 시솝을 맡고 있는 미국인 토드 키페(37) .

50여명의 외국인을 비롯, 7백6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어드벤처 코리아'' 는 국내인과 외국인이 함께 여행을 떠나 래프팅.하이킹.캠핑 등을 즐기는 이색 동호회.

부시솝임에도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온라인 회원으로는 가입하지 못한 그는 직접 글을 올리지는 못해도 오프라인 모임에는 꼬박꼬박 출석하고 있다.

평소 여행을 즐기던 그는 우연히 친구 소개로 ''어드벤처 코리아'' 의 시솝인 마이클럽 정미현 대리를 만난 뒤 이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교환하는데 이런 모임은 정말 효과적입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과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더 기분좋은 일이죠. "

그가 한국에서 가꿔가고 있는 ''만남'' 은 이것만이 아니다. 1998년 12월부터 그는 한달에 한번씩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혜심원'' 을 찾고 있다.

"지난해 성탄절 때 아이들을 위한 파티를 열어 정말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는 그는 지난 7월엔 회사 동료들과 함께 그곳의 부엌을 새로 만드는 데 두 팔 걷고 나서기도 했다.

"국적이나 생김새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중요하죠. 마음만 통하면 어려운 게 없어요. "

96년 조지타운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호놀룰루에 있는 미 국방부 산하 국립영상지도제작국(NIMA) 에서 일했던 그가 한국에 발을 내딛은 것은 98년 10월. 용산 미군기지내에 있는 다국적 기업 제너럴 다이내믹스사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게 되면서부터다.

"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고 지낼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인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다만 인구가 너무 많아 도시생활의 스트레스가 큰 것이 한국 생활의 단점인 것 같아요. "

회사가 있는 용산기지내 어린이 축구팀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에는 한국 어린이를 위한 영어캠프에도 참가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덟살인 아들과 함께 한국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싶다" 는 그는 "가끔 한국인 친구들이 대신 동호회 방에 글을 올려주기도 하지만 마이클럽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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