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셔틀콕 혼복 탈락은 심리적 부담감 탓

중앙일보

입력

확실한 금메달을 기대했던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 눈높이)조의 8강 탈락에는 심리적 부담감이 컸다.

김-나조는 혼복 8강에서 세계랭킹 7위 장 준-가오 링(중국)조를 맞아 1세트에서 10-6까지 앞서다가 내리 포인트를 내줘 역전당했고 2세트 들어서는 단 1점 밖에 얻지 못해 이번 패인을 심리적 요인에서 밖에 찾을 수가 없다.

현재 세계랭킹은 비록 2위지만 실질적인 세계 최강이라고 자타가 인정했었기에 김-나조는 금메달을 따면 당연한 것이고 못 얻으면 자신들에게 돌아올 비난을 의식, 시드니로 오기전부터 상당한 긴장감에 시달려왔다.

실제로 시드니행 비행기를 타기전 태릉선수촌 연구원으로부터 심리적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특히 올 봄에 골반 부상을 당했던 나경민은 겉으로는 회복됐다고는 했지만 정상컨디션을 완전하게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져 심리적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를 지켜봤던 배드민턴 관계자들도 "어의가 없어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했을 정도였고 50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던 본인들도 유례없는 8강 탈락을 믿을 수 없었던지 고개를 숙이고 말 없이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권승택 감독도 할 말을 잊고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대회 4일째 접어들어서도 단 1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해 초초해하던 한국 선수촌 본부도 한 밤의 비보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문제는 혼복 금메달 실패가 믿고 있는 남자복식과 실낱 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여자복식의 금메달 전선에도 암운을 드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혼복 금메달 좌절을 겪은 김동문이 20일 있을 남복 준결승에서 제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역시 19일 여자복식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나경민이 최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때부터 계속 2개의 금메달을 따 왔던 한국 셔틀콕팀이 올림픽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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