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습니다] 전자책 단말기 ‘스토리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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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아이리버의 전자책 단말기 ‘스토리K’(사진)가 출시 아흐레 만에 초기 물량 4000대가 모두 팔렸다. 태블릿PC 등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전자책 단말기 업계에선 눈에 띄는 성과다. 비결은 가격. 시중에 나와 있는 전자책 대부분이 20만원대 후반에서 30만원대 중반인 데 비해 이 제품은 9만9000원이면 살 수 있다.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건 책읽기와 직접 관계가 없는 부가 기능을 뺐기 때문이다. 아이리버는 종전 모델에 장착됐던 MP3 재생, 음성 녹음 같은 기능을 과감히 제외했다. 무선인터넷(와이파이) 기능은 넣었지만 웹 서핑은 할 수 없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살 때만 쓸 수 있을 뿐이다. 스토리K는 흑백의 전자책 전용 ‘이(e)잉크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아이리버와 LG디스플레이가 합작해 만든 e잉크디스플레이 생산업체 ‘L&I 일렉트로닉’에서 만든 것이다. 종이책에 가까운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백라이트가 없어 오래 봐도 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대신 불을 끄면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책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는 ‘아날로그 감성’도 즐길 수 없다. 대신 북마크 기능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책을 클릭하면 읽던 페이지가 펼쳐진다.

 스토리K의 또 다른 장점은 배터리다. 태블릿PC나 스마트폰으로 책을 보면 배터리가 금세 닳는다. 디스플레이가 전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하루를 넘기기 어렵다. 하지만 백라이트가 없는 스토리K는 4시간30분 충전하면 1만4000쪽 분량의 책을 읽을 수 있다. 대기시간 기준으론 6주간 충전 없이 쓸 수 있다.

 전자책은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에서만 살 수 있다. 교보문고는 30만 권의 전자책 콘텐트를 보유하고 있다. 휴대전화나 포인트로 결제하면 된다. 웹 기반 온라인 서점과 달리 카드 결제는 안 된다. 2~3분이면 책 한 권을 내려받는다.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한글·워드·PDF 파일도 볼 수 있다.

 크기는 7인치 태블릿PC와 비슷하지만 무게는 208g으로 가볍다. 터치 스크린이 아니라 화면 아래 쿼티(qwerty) 자판을 장착했다. 화려한 화면과 MP3·동영상·게임 같은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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