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장교와…김정은, 상상도 못한 돌발 신체접촉 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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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오른쪽)이 23일 설을 맞아 한 군부대를 방문해 여성 장교의 안내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후계자로 본격 행보를 펼치고 있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최근 군인들과 팔짱을 끼고 껴안는 등 `스킨십`을 마다 않고 있다. 권력 세습 과정에 있는 김정은이 취약한 이력을 숨기려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스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권력 세습 과정이 3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우상화, 개인숭배를 위해 상당히 애를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직접 말을 타고 달리거나, 탱크를 몰고 다니는 행동들에 대해서는 "지도자로서 보여줄 이력서가 없는 그에게 있어 오히려 더 어색함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21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북한군 제617군부대를 방문하고, 병사들과 양팔을 끼고 걷는 모습을 방영했다. 이에 앞서 이틀 전에는 제169군부대를 시찰하고 아버지뻘이 되는 군단장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내보냈다. 흐느껴 우는 비행사들을 부둥켜 안은 김정은의 모습도 전해진 바 있다.

<사진=연합>

이같은 `스킨십 정치`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3년 전에 북한을 떠난 한 고위층 탈북자는 "김정일은 2002년경에 악수를 먼저 청하는 주민들을 가리켜 `내가 악수를 청하지도 않는데 먼저 손을 내민다’고 나무랄 만큼 신체접촉을 꺼려했다"고 전했다. 김정일은 "악수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풍습이 아니다"며 "민족적 풍속을 살리기 위한 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돌발행동은 왕세자로 자라온 그가 업적이 취약한 자신의 친화력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RFA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한 북한전문가는 "절대 권력을 누려왔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의 권력지반이 취약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할아버지(김일성)가 그랬던 것처럼 김정은도 친 서민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수령을 경호하는 호위부대는 한 순간의 실수도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병사들이 자연스럽게 김정은과 신체접촉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덧붙였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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