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노우! 페드로, 오! 페드로

중앙일보

입력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의 막판 레이스 열기가 무섭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리고 그 뜨거운 열기의 불씨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형제 투수 마르티네즈와 감독 지미 윌리암스.

지미 윌리암스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막판 대접전에서 마르티네즈 형제 필살기를 3연전 첫판과 막판에 가동해 대성공을 거뒀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클리블랜드 원정 3연전 2승 1패는 갈길 바쁜 인디언스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다. 클리블랜드에서의 원정 3연전 2승으로 이제 1위 인디언스는 2위인 오클랜드와는 1게임차 3위 보스턴과는 2게임차로 바짝 좁혀져, 와일드카드가 아니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다급한 마음을 더욱 조이게 됐다.

클리블랜드의 제이콥스 필드 원정경기 3차전 첫판을 R. 마르티네즈에게 뺐긴 인디언스 . 최근 대 인디안스 전적 8연승을 달리던 P. 마르티네즈가 등판하자 제이콥스 필드에 모인 수많은 인디언스 팬들은 "제1호 공적" 마르티네즈에게 협박에 가까운 비난과 갖은 모욕을 퍼붓는 등 성숙되지 못한 관전문화를 드러내면서 그의 등장을 몹시도 두려워 했다.

우려는 역시 현실로 드러나, 결국 인디언스 천적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정교한 볼 컨트롤로 인디안스 타선을 농락했고 5회에 인디언스의 데이비드 세귀에게 2점홈런을 포함 7회까지 4안타 3실점만을 허용하며 7-4의 승리를 일궈냈다.

이날 데이비드 세귀가 친 홈런은 P.마르티네즈를 상대로 인디언스 선수들이 32와 1/3이닝 만에 기록한 첫 득점일 정도로 인디언스 선수들은 여전히 P.마르티네즈만 만나면 맥을 못추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실정.

이로써 P.마르티네즈는 최근 인디언스전 9연승을 거두며 인디언스 천적의 명성과 제이콥스 구장 "제1호 공적"의 악명을 이어가게 되었다.

물론 이날의 승리에는 최근 물 오른 칼 에버렛의 5타수 4안타(2점 혼럼 포함)의 맹타와 단테 비쉐트의 홈런의 도움도 있었지만,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분명 페드로 마르티네즈에게 약점이 있었다.

한편 원정 3연전에서 마르티네즈 형제의 호투로 2승의 짜릿한 승리감에 도취해 있는 보스턴보다 오히려 더욱 기뻐하며 야심의 발톱을 빼들기 시작한 팀은 누가 뭐래도 오클랜드(77승 67패).

오클랜드 어슬래틱스는 비록 오늘 경기에서 약체 미네소타에게 1점 차의 덜미를 잡히긴 했지만, 태풍 '페드로호'의 영향으로 어부지리 1게임차 2위를 지켜가며 와일드카드 야심을 바짝 키워가게 되었다.

이제 문제는 클리블랜드로 귀결될 것 같다. 명장 지미 윌리암스의 전술에 린치를 당한 후유중을 채 치유하기도 전에 내셔날리그 동부지구 1위 뉴욕 양키스와의 주말 원정 4연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홈경기 패배로 다소간 침체된 분위기가 양키스와의 경기를 필두로 장장 12 경기나 되는 힘든 원정경기로 이어진다면 그결과는 그야말로 몰락 그 자체일 것이다.

더우기 지난 월요일 우천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를 연기한 바 있었던 인디언스에게 반갑지 않은 재경기 일정이 잡혔다.

메이저리그 위원회 사무실에서 선수노조와 클럽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논의된 이 경기 일정에 따르면, 인디언스는 9월 25일(현지시간) 정오에 클리브랜드 제이콥스 필드에서 화이트삭스와 경기를 치룬 뒤, 미네소타로 이동 저녁 7시에 미네소타 트윈스와 더블헤더 경기의 둘째 시합을 벌인다는 계획.

이에 대해 존 하트 인디언스 감독은 물론 인디언스 홈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대외변수의 어려움에 직면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이제 남은 문제는 막판 뒷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의 집중력과 흐트러짐 없이 끝까지 단합하는 팀플레이 정신을
살려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비록 6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타이틀은 일찌감치 놓쳤지만 챔피언십의 대망을 버리지 않는 인디언스에게 있어서 이번주는 최대의 고비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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