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국내↔해외 교차투자'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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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까지 한국에 연구인력 1백여명 규모의 벨연구소를 설립, 한국을 IT(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차세대 제품개발을 담당하는 연구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지난달말 "한국의 앞서 나가는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키로 했다" 며 이같이 밝혔다.

외국 IT업체들이 한국에 R&D연구소를 속속 설립키로 하는가 하면, 외국에 연구소와 현지법인을 설립해 해외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국내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외국업체의 국내 진출은 루슨트.IBM 등 7~8개의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반면, 국내는 수십여개의 중소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주윤 연구원은 "외국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시장의 기술흐름을 파악하고 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 차원에서 한국에 들어오고 있으며, 한국업체는 국내 IT관련 제품과 솔루션을 팔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외국기업의 연구소가 밀려온다〓루슨트의 마크 레이 아.태지역 사장은 지난달 30일 한국을 방문해 "오는 10월 루슨트의 기업 네트워크 부분을 별도법인인 '어바이어' 사로 분사할 예정" 이라면서 "어바이어는 향후 1년 동안 아.태지역의 R&D.인적자원 분야에 8천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인데 한국은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투자우선국가로 지정했다" 고 말했다.

IBM은 아.태지역에서의 리눅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베이징(北京) 등에 2억달러를 투자해 리눅스 관련 연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오라클은 한국에서 모바일(무선통신)기술 관련연구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고 판단, 최근 한국 오라클을 '모바일 연구센터' 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오라클은 자사의 핵심제품을 비롯해 모바일 관련 솔루션을 한국과 미국에서 공동개발키로 했다.

기업용 솔루션을 공급하는 e글로벌 테크놀로지는 아시아 지역의 센터를 한국에 설립할 계획이며, 리눅스업체인 칼데라시스템즈코리아 등 3~4개 외국업체의 한국 법인도 아.태지역 공략을 위한 연구개발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 해외로 나가는 국내업체의 연구소〓인터넷 업체인 나래앤컴퍼니는 최근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산호세 주립대와 국내 벤처기업의 실리콘밸리 진출을 지원하는 현지 연구소 KECI 설립 조인식을 체결했다.

나래앤컴퍼니는 "KECI연구소에 3년간 1백만 달러를 연구개발비로 투자, e-비즈니스 마케팅 모델을 연구하고 교육하게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보안전문업체인 시큐어소프트는 시장조사와 신기술 동향 파악을 위해 정보통신부가 실리콘벨리에 세운 해외정보통신벤처지원센터(i.Park)에 진출했다.

보안솔루션업체인 인젠은 중국 따롄시와 함께 인터넷 보안제품 개발과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과 인터넷 보안 관련 연구소를 설립키로 했다.

인젠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웹마케팅 솔루션업체인 CC미디어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해 중국 길림성의 옌볜과학기술대와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지리정보시스템(GIS)관련 벤처기업인 지오메니아와 인하대 GIS연구소는 최근 중국 총칭(重慶)시 총칭우덴쉔(重慶郵電)대학과 합작 연구소인 '총칭GIS' 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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