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기록하던 금 펀드, 올 들어 최고 6%대 수익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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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호 23면

금값이 다시 뛰고 있다. 지난해 9월 온스당 1900달러로 정점을 찍은 국제 금값은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 말 1500달러 선까지 급락했다가 다시 1650달러 선을 회복했다. 국제 금 가격에 환율 등을 적용한 국민은행 금 고시 가격은 지난해 9월 22일 그램(g)당 6만7361원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말 5만7564원으로 떨어진 뒤 18일 현재 6만866원으로 6만원대를 회복했다. 금 1온스는 28.3g이다.

다시 오름세 보이는 금

금 시세의 회복세는 무엇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와 이란발 중동 위기 속에서 대표적인 안전 실물자산인 금 선호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주춤했던 금 펀드는 올 들어 5~6%대 수익률을 내며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 가운데 최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KB특별자산투자신탁(금)A형은 18일 현재 연초 이후 수익률이 6.04%, 미래에셋맵스인덱스골드C형은 5.79%다. 1년 기준으로 각각 20.6%, 17.3%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가격 하락으로 석 달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금값이 오름세를 보이자 우리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골드뱅킹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골드뱅킹은 원화를 계좌에 넣으면 국제 금 시세와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를 적용해 금을 적립해 주는 상품이다. 현재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골드뱅킹 상품을 팔고 있다. 우리은행은 애초 지난해 하반기 골드뱅킹 상품을 내놓기로 했었다. 하지만 금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심리와 함께 급락세로 돌아서자 판매를 무기한 연기했다. 우리은행이 새로운 골드뱅킹 상품을 내놓으면 금 펀드 시장은 신한·국민 양강 구도에서 3강 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골드뱅킹 고객 수는 지난해 말 신한은행 8만4000계좌, 국민은행 9400계좌 수준이다.

향후 금값 전망은 ‘장기적 상승론’이 우세하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금 가격이 온스당 평균 1845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온스당 1600달러 선이므로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국제금융센터 원자재 담당 오정석 부장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신규 광산개발 지연 등을 고려할 때 금값이 장기적으로는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이나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인도를 중심으로 금 수요가 다소 주춤하고 유럽 재정위기 상황에 따라 당분간 등락을 반복하며 가격 조정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 펀드·골드뱅킹 등에 투자할 때는 단기적으로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거나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 등을 감수해야 한다. 골드뱅킹은 금값이 떨어지거나 원화가치가 오르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금 펀드도 펀드별로 수익률 차이가 꽤 있으므로 꼼꼼히 비교해 봐야 한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의 김용희 팀장은 “안전자산이라도 불확실성이 큰 장세에서는 수익을 안심할 수 없으므로 분산투자나 적립식 투자라는 정석투자 원칙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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