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디스, 日 국채 신용등급 하향조정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8일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엔화표시 국채의 신용등급을 'Aa1' 에서 'Aa2' 로 한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 으로 진단, 일정기간이 지난 뒤 또다시 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채무 비중이 1백29%로 주요 선진국 중 가장 크고, 연금.지방재정 등 공적부문의 채무도 심각한 수준" 이라고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를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일본의 경기가 회복국면이라고는 하나 중장기적 전망이 불투명하고 또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무디스가 일본 국채 등급을 낮춘 것은 1998년 11월에 최상급인 'Aaa' 에서 'Aa1' 으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두번째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한 마디로 난센스" (미야자와 기이치 대장상), "일본 정부가 엔으로 빌린 돈을 엔으로 갚으리라는 것은 절대로 확실한 일이다.

평가기관의 정확성을 신뢰할 수 없다" (사카이야 다이치 경제기획청 장관)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소식이 전해지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엔화가치는 달러당 1백5. 15엔에서 1백5. 69엔으로 떨어졌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우 10년짜리 국채가 장기금리의 대표 지표인 만큼 이번 무디스의 조치는 장기금리 상승(국채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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