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줄기세포로 만든 관절염 치료제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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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뽑아서 만들었다가 필요한 환자에게 투여하는 타가(他家) 줄기세포 치료제가 세계 처음으로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9일 메디포스트가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위해 개발한 타가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시판 허가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또 안트로젠이 신청한 자가(自家) 줄기세포 치료제 ‘큐피스템’도 시판을 허가했다. 이 약은 자신의 지방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업체가 개발한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가 세계에서 처음 줄기세포 치료제로 허가받은 데 이어 세계 두 번째 줄기세포 치료제도 국내에서 나오게 됐다.

 타가 줄기세포 치료제는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여러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어 상업화에 유리하다. 그러나 투여 받은 환자의 몸이 줄기세포를 적(敵)으로 간주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시판 허가된 ‘카티스템’은 노화나 반복적인 외상으로 인한 골(骨)관절염 환자의 닳거나 손상된 무릎연골을 치유하는 데 사용 가능하다. 식약청 바이오의약품정책과 김유미 과장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전에 신약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환자가 국내에 약 1만~10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큐피스템’은 희귀병인 크론병으로 인한 누공 치료제다. 누공은 만성 염증성 장(腸)질환인 크론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염증으로 인해 대장과 항문 주변에 생긴 구멍이다.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82%(27명)에서 누공이 완전히 치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엔 약 5000~1만 명의 크론병 환자가 있는데 이 중 20%가량이 누공 증상을 겪고 있다. 1~2개월 내에 시판될 예정인 ‘카티스템’과 ‘큐피스템’은 1회 투여당 각각 600만원과 3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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