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비통신 부문 매출 5대5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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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KT 이석채(67·사진) 회장이 새 임기 동안의 경영 목표를 내놨다. 비통신 부문을 키우고 조직의 시스템을 안정화한다는 게 골자다.

 이 회장은 19일 “그룹 전체 매출에서 통신과 비통신 부문 비중을 5대5 정도로 만들 계획”이라며 “(지난해까지) 3년간의 첫 임기 동안 통신부문의 매출을 강화해 경쟁력의 기초를 닦았다면 2기에는 통신업계 1위 기업을 넘어 종합그룹의 기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KT가 통신 일변도 기업에서 금융·렌털·위성방송·정보통신솔루션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그룹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비통신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2015년 40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카드(BC카드)와 자동차 렌털(KT렌탈)을 비롯한 비통신부문의 매출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2008년 KT그룹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하던 통신부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전체(추정치 28조원)의 54%로 줄었다. 비통신부문 매출은 12조8000억원이었다. 이는 재계 30위권인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9조2000억원·추정치)을 넘어선 것이다. 비통신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2015년에는 3조5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는 것이 이 회장이 제시한 경영목표다. 통신분야에서도 사업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업계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급격한 조직 변화보다 안정을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 회장은 “일하는 방식과 인재 운용에 있어서도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향후 3년의 비전”이라며 “스타 최고경영자(CEO), 스타 그룹장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이 회사의 발전을 이끄는 ‘시스템 의존형 기업’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조직을 심플하고 스피디하게 바꾸는 데 집중했는데, 앞으로는 조직을 바꾸기보다 일하는 방식 자체를 심플·스피디하게 바꿀 것”이라는 복안도 밝혔다. 인재 육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KT 내 어떤 부서, 어떤 포지션이든 회사 내부에서 항상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인재 양성 전략을 혁신할 것”이라며 “개인보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회사를 만들어 한두 사람의 스타 플레이어가 없어지더라도 회사가 쾌속항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비통신부문 사업은=KT는 2010년부터 비통신부문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아 왔다. 부동산 개발 자회사 KT에스테이트를 설립하고, 금호렌트카와 BC카드를 인수해 영역을 넓혔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 전담조직을 본부급으로 신설하고 충남 천안에 국내 최초의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CDC)를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콘텐트&미디어사업본부를 만들어 N스크린 사업을 확장했다. 아울러 미국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스트림’의 한국 출시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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