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한국 "모로코에 충분히 승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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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 남자축구 예선 B조에서 한국과 맞붙을 모로코의 전력이 일부 드러나 '충분히 해볼 만한 팀' 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모로코는 지난 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한 개씩의 자책골을 기록하는 등 수비 조직력에 난조를 드러내며 일본에 1 - 3으로 역전패했다.

모로코는 전반 8분 엘 브라지의 기습 중거리슛으로 선취골을 따냈으나 전반 17분과 후반 4분 잇따라 자책골을 기록해 역전당한 뒤 후반 14분 모토야마에게 중거리슛을 얻어맞아 완패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뜨렸던 스트라이커 바시르 등 주전 4명이 결장하는 등 전력 노출을 꺼린 모습이 역력했던 모로코는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함과 개인기가 돋보였다.

미드필드에서 순간적으로 공격진에 연결하는 스루패스가 날카로웠으며 9번 자이리의 측면 돌파와 10번 엘아사스의 공간 장악 능력이 뛰어났다. 특히 기회만 있으면 주저없이 날리는 중거리슛은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모로코는 스리백과 골키퍼의 호흡이 맞지 않아 두 개의 자책골을 기록하는 등 수비 조직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좌우로 크게 휘젓는 일본의 크로스 패스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으며, 특히 오른쪽 수비가 자주 뚫렸다.

한국은 이영표.이천수 등 발빠른 공격수들의 왼쪽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비 지역에서 잔 패스나 드리블이 많아 한국이 기습적인 압박을 가해 공을 뺏어내면 좋은 역습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모로코 선수들의 지능적이고 거친 심리전. 한국이 상대의 교묘한 반칙이나 느릿느릿한 템포에 휘말린다면 의외로 고전할 수도 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한국이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워 미드필드를 장악하고 좌우 측면 돌파로 찬스를 만들어 나간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림픽대표팀은 6일 오후 7시 예선 경기가 벌어지는 애들레이드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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