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7) 사격의 타이거 우즈, 랄프 슈만

중앙일보

입력

`사격의 타이거 우즈' 랄프 슈만(38.독일).

얼핏 어울리지 않는 비유처럼 보이지만 사격과 골프의 공통점, 그리고 우즈와 슈만의 `절대성'을 생각하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심장의 박동까지 조절해야하고 미세한 손의 떨림과 싸워야하는 사격은 골프와 함께 실력외의 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로 좀처럼 1인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전연승을 거듭하며 `지존'의 자리를 굳히고 있는 골프의 우즈처럼 10년 이상 출전대회의 70% 이상을 독식해온 슈만은 남자속사권총에서 사격사상 초유의 올림픽 단일종목 3연패에 도전한다.

구 동독선수로 출전한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슈만은 90, 98년 세계선수권 우승, 92바르셀로나, 96년 애틀랜타올림픽 2연패를 일궈낸 독일의 국민적 영웅.

특히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결선에 들어가기 전 2위와 6점차를 내며 일찌감치 우승을 굳혔던 그는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금메달따는 것보다 약물 검사를 위한 소변채취가 더 어려웠다"고 말했던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

하지만 슈만의 이런 오만방자한 언행 뒤에는 정상을 지키기 위한 철저한 자기관리와 엄청난 연습량이 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96년 올림픽 당시 슈만을 옆에서 지켜본 서인택 창원시청감독은 "여자선수들에게 배정된 연습시간에도 혼자 사격장에 나와 장시간 공격발(실탄을 장착하지 않고 사격동작을 되풀이 하는 것)을 하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슈만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본선 세계기록(597점)을 다시 쏘며 5월 밀라노월드컵에서 우승했고 6월 뮌헨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올라 올림픽 3연패 전선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줬다.

그의 경쟁자로 꼽히는 선수는 팀동료 레오나르도 다니엘.

다니엘은 7월 애틀랜타월드컵에서 슈만을 0.7점차로 누르고 우승, 슈만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 올림픽에서 멋진 승부를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