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도 명중' 마법의 소총 XM-25, 발사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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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총탄을 목표물 근처에만 떨어지게 해도 적을 살상할 수 있는 신무기 XM-25 소총이 개발돼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실전 테스트 중이다. 미국 ATK와 독일 헤클러&코흐가 공동개발한 이 ‘마법의 소총’이 아프간 작전에서 성공적 평가를 거두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최근호가 전했다. 탈레반처럼 지형지물을 이용해 은폐하는 데 능숙한 무장 저항세력들에는 치명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총알이 목표물에 명중하지 않아도 적의 머리 위 등에서 2차 폭발로 파편이 터져 인명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총에 부착된 컴퓨터는 발사하기 전 또 다른 초소형 컴퓨터가 내장된 총탄을 자동으로 프로그래밍한다. 소총수는 레이저 거리측정계를 이용해 1차 목표 지점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이 참호 속에 숨어 있을 경우 주변의 나무 같은 것을 첫 목표물로 정한다. 그런 다음 소총의 망원경을 통해 거기서 최종 타깃까지의 거리를 추산한다. 방아쇠 부근에 장착된 버튼을 이용해 이 거리를 더하거나 빼면 발사 준비가 완료된다.

 발사되면 총탄 내부에 있는 초소형 컴퓨터는 비거리를 파악하기 위해 회전수를 계산한다. 발사될 때 총구에서의 속도는 초속 210m 정도 된다. 필요한 거리만큼 날아간 뒤에는 이 컴퓨터가 언제 2차 폭발을 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파편이 터지면 반경 수m 내의 적들이 치명적 피해를 볼 수 있다.

 XM-25 소총은 아프간 미군 작전에서 200여 회 이상 사용됐다. 야전 테스트 담당 책임자 숀 루커스 중령은 이 무기가 투입된 작전은 신속히 끝났다고 말했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면서 미군은 XM-25 소총 36정을 추가 발주했다.

 무게 6㎏으로 25㎜ 구경의 총탄을 사용하는 이 소총의 유효사거리는 500m다. 탈레반 등이 주로 사용하는 러시아제 AK-47의 두 배나 된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흠이다. 소총 1정과 4발짜리 탄창은 3만5000달러(약 4000만원)다. 아직까지는 손으로 만드는 총탄 한 발의 가격만 해도 수백 달러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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