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시즌 15승..시즌 최다승 타이

중앙일보

입력

“날 막을 수는 없어”

시즌 막판 박찬호의 무서운 상승세를 꺾을 팀은 없어보인다.

이날도 박은 약체 필라델피아를 제물로 삼으며 4연승과 함께 시즌 15승을 올렸다. 시즌 15승은 본인의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

박찬호는 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의 에이플러스의 성적표를 만들어냈다. 볼넷 7개로 제구력이 좀 흔들리긴 했지만 고비때마다 발휘된 그의 특급피칭은 필라델피아의 방망이를 무력화시켰다.

1회초 바비 어브레유와 더그 그랜빌을 각각 좌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잡아낸 박은 97년 신인왕 출신인 3번타자 스캇 롤렌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마이크 리버설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1회를 마쳤다.

2회에도 특급피칭은 지속되었고 2명의 타자로부터 탈삼진을 뽑아내며 이날 완벽투를 예견시켰다.

3,4회에도 볼넷을 한 개 내주었을 뿐 병살타 포함해서 5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한 박은 이후 4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추가로 내주었고 9회에 마운드를 테리 아담스에게 물려줬다.

아쉬운 점은 8회에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완봉승의 문턱에서 내려앉아야했다는 것. 7회까지 투구수는 107개. 하지만 박은 8회에 무려 24개의 볼을 던졌고 과도한 투구수로 첫 완봉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박의 호투에 다저스 타선도 맞장구를 쳤다. 1회말에 탐 굿윈, 마크 그루질라넥의 연속볼넷으로 얻은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게리 셰필드의 좌전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다저스는 이후 4회까지 무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며 최근 타격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5회말 선두타자 에드리언 벨트레의 우중월 솔로홈런으로 2-0으로 달아난 후 2사 1,2루의 득점찬스에서 지난 박찬호 선발경기의 히어로 마크 그루질라넥의 좌전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6회에도 숀 그린의 솔로홈런으로 추가득점을 했고, 7회에 셰필드의 우전적시타와 숀 그린의 내야땅볼로 경기를 6-0으로 벌려놓았다.

‘홈런타자’ 박찬호는 이날도 7회에 중전안타를 쳐내며 만만치 않은 타격솜씨를 자랑했고 셰필드의 우전안타 때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이날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방어율을 3.45로 끌어내렸고 내셔널리그 방어율부문 7위에 올랐다. 시즌 15승으로 이 부문 리그 4위에 오른 박은 1승만 거두면 96년 노모 히데오가 거두었던 동양인 시즌 최다승에 타이를 이룬게된다.

그의 위력적인 구위와 팀타선의 지원으로 ‘오리엔트 특급’ 박찬호는 터보엔진을 장착한 채 동양인 시즌 최다승을 향해 무한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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