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남매’ 동반 입성 … 누이가 앞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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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朴)남매’로 불리는 박지원·박영선 후보가 15일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서 동시에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박영선 후보는 첫 당권도전에서 3위라는 기대 밖 성적을 낸 데 비해 당초 당 대표를 노리던 박지원 후보는 4위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3일 야권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패했던 박영선 후보는 완벽히 부활했다.

 그는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이 돼서야 출마를 결정했을 만큼 막판까지 당권도전에 고심했다. 그의 출마를 끌어낸 건 같은 날 결정된 ‘나꼼수’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BBK 허위사실 유포)이었다. 그는 “전대 출마를 접기로 했던 제 마음에 (정 전 의원이) 불을 댕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BBK 검찰수사가 잘못됐다고 치열하게 싸워왔다. 정권의 폭력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지원 후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세론’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11 통합전대’가 박 후보 측 당원들의 행패로 난장판이 되면서 당 안팎에서 ‘반(反)통합파’로 몰려 밀리기 시작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제 유일한 소원은 세 번째 우리 대통령을 만드는 일이다. 많은 오해와 비난, 음해에도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08년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호흡을 맞추며 ‘대여 저격수’로 활약했다. 천성관 검찰총장, 김태호 국무총리,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두 사람의 찰떡공조에 낙마한 뒤 ‘박남매’란 별명이 붙었다. 이 때문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의가 ‘터프’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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