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 ADB 신청, 美·日 이번엔 밀어줄까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아시아개발은행(ADB)가입신청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등으로 북한 스스로가 국제사회 진출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1997년 4월에도 가입신청을 한 바 있다.
당시에는 지분율이 각각 13.2%였던 미국과 일본이 반대의사를 표명, 가입이 좌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남북경협자금 조달을 위한 방편으로 북한의 ADB 등 국제기구 가입이 시급한 과제다.

지난 5월 이헌재(李憲宰)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이 ADB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ADB가입 지지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재경부 관계자는 "남북관계 개선 등 국제정치환경이 바뀌어 가입여건이 좋아졌으며 북한도 같은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북한이 일단 회원국이 되면 ADB로부터 자금과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우선 자금은 금리나 대출기간 면에서 불리한 일반자금보다는 원조성격이 강한 아시아개발기금(ADF)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크다.
ADF는 연 1~1.5% 금리로 24~32년간 빌려주는데 지원규모는 가입 초기에 대략 1억~2억달러 정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식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ADB 이사회가 가입 가능성을 타진한 뒤 회원국(58개국)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절차가 끝나면 총회(서면으로 의사를 묻고 총회에서 추인도 가능)에서 투표권의 4분의 3 이상 찬성을 얻으면 가입이 확정된다.
무엇보다 미국과 일본이 반대하면 나머지 회원국 모두가 찬성해도 소용이 없다.

신청에서 정식가입까지는 통상 3년이 걸리지만 회원국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경우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단축될 수도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