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데스크톱 세상으로 가는 가시밭 길

중앙일보

입력

리눅스 데스크톱 기술이 당장 MS의 자리를 대신하진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기업 IT 매니저들의 주장이다.

지난주 열린 리눅스월드 엑스포에서, 3대 컴퓨터 제조업체를 비롯한 10여 개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GNOME 리눅스 데스크톱을 중심으로 결집했다.

이런 후원이 데스크톱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것같이 보이기는 하나, 관측통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벤더들의 과장광고는 차치하고, 자사가 어떤 클라이언트 운영체제를 사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몇몇 사람들은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이나 교육 문제 등 때문에 적어도 현재로서는 GNOME 리눅스를 데스크톱에 광범위하게 배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컴팩 컴퓨터, IBM, 휴렛팩커드, 썬 마이크로시스템 등 4개사가 GNOME 협회의 창립을 발표한 다른 9개 업체에 합류했다.

대중적인 공개소스 웹 서버를 감독하는 아파치 협회(Apache Foundation)를 모델 삼아, GNOME 협회도 통합된 리눅스 및 유닉스용 최종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회는 GNOME 인터페이스 개발을 감독할 뿐 아니라 썬의 오픈오피스닷오르그(OpenOffice.org) 생산성 스위트 같은 일부 공개소스 프로젝트들도 감독할 예정이다.

협회는 이런 요소들을 MS 윈도우/오피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데스크톱 분야에서 MS를 내몰기 위한 작업은 험난한 길이 될 것이다. IDC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클라이언트 운영체제 시장의 87% 가량을 장악했으며, 2004년까지는 이보다 높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이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리눅스가 데스크톱 시장에서 현재의 4% 수준을 넘어선다 하더라도, 세력 균형을 심각하게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IDC는 전망하고 있다.

델 컴퓨터는 GNOME 협회 발표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CEO인 마이클 델 회장은 리눅스월드 엑스포에서의 기조연설을 통해 데스크톱 분야에서 리눅스의 미래를 낙관했다. 그는 "이 공개소스 모델이 독점적인 비즈니스 모델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판사의 판결 이후 아직 항소중인 MS 분리 결정으로, MS 애플리케이션 회사가 오피스를 리눅스에 포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IDC 애널리스트 앨 질렌은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MS가 얼마 되지 않는 시장점유율을 노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리눅스 데스크톱, 이론상으론 훌륭하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리눅스 사용자들은 거대 컴퓨터 기업들이 잘못된 리눅스 인터페이스를 선택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은 앞으로 KDE 리눅스 인터페이스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눅스 데스크톱이라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훌륭한 것처럼 들리지만, 이 아이디어는 리눅스가 서버분야에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애쓸 때와 똑같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비공식적으로 리눅스 서버를 작동시키기 시작한 IT 매니저들은 리눅스가 윈도우와 흡사해질 때까지는 이를 전면에 배치하는 것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퓨처 메탈(Future Metals)의 IT 지원 애널리스트인 게리 매독은 "리눅스는 MS와 비슷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최종 사용자들은 당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IT 매니저들이 리눅스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로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최종 사용자를 교육시키는데 소요되는 비용 외에도 업무상 중요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이 운영체제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딜러 서비스 회사의 IT 매니저는 "리눅스 데스크톱은 현재로서는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