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1 펀드 평가] “올 상반기 바이오·게임 개별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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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해는 자산운용사에 힘든 시기였다. 예상치 못했던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아랍의 반정부 시위, 일본 동북부 대지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같은 돌발 악재가 1년 내내 증시를 괴롭혔다. 이 때문에 운용자산이 100억원이 넘는 330개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을 낸 펀드는 27개(8.2%)에 불과했다. 이런 와중에도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있었다. 지난해 15.31%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한 동부자산운용의 ‘동부파워초이스 1[주식]ClassA’다.

 동부자산운용 오재환(사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 종목 수를 확 줄인 15개 유망 종목에 압축 투자를 하되 장세에 맞춰 종목을 변경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며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자체 운용 스타일을 지키자는 초심을 유지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사실 지난해 동부자산운용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초 자산운용에서 잔뼈가 굵은 오 CIO 등 외부 인력을 대거 수혈해 조직을 변화시켰다. 또 다른 운용사와 별반 차이점이 없던 운용 스타일도 바꿨다.

 -부임 첫해 수익률 1위 펀드가 나왔다. 무엇 때문인가.

 “예전에는 리서치 파트에서 분석하던 종목이 100개가 넘었다. 하지만 제대로 아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에 50개 정도로 줄였다. 또 주식운용·투자전략으로 이원화된 운용조직을 하나로 합쳐 시너지 효과를 냈다. 여기에 직원 스스로 자발적으로 연구·분석하도록 조직문화를 바꿨다.”

 -속된 말로 직원을 많이 괴롭힌(?) 것 같다.

 “(웃음) 숙제를 많이 내주긴 했다.”

 -지난해 투자전략은?

 “유망 업종 ‘톱픽(Top Pick)’ 15개에 6.5%씩 똑같이 투자했다. 될 수 있으면 업종이 겹치지 않게 분산했다. 그리고 3개월마다 바꿨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오르면 일부를 팔아 다시 6.5%에 맞췄다. 시장 수익률을 못 쫓아갈 종목은 우량주라도 과감히 뺐다. 이런 탄력적인 대응이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효과를 봤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상반기에는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았다. 상승장에서는 삼성전자처럼 덩치가 큰 주식은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세장이었던 하반기에는 삼성전자를 다시 편입했다. 수익률 방어는 해줄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수출주를 대거 편입했고, 유럽위기가 본격화됐을 때는 경기에 둔감한 주식 위주로 교체했다.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특정 종목을 다 털거나, 갑자기 넣는 게 쉽지 않지만 처음 세운 원칙대로 실행했다.”

 -1년 수익률보다 중요한 게 3년 이상의 장기 수익률이다. 그런 면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맞는 말이다. 수익률 1위를 한 펀드가 다음 해에는 곤두박질치곤 한다. 1위 욕심을 내서 그렇다. 하지만 이 펀드의 목표는 수익률 상위 30%에 드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에도 이런 목표로 운용했는데 운이 좋아 1등을 한 것이다. 올해 목표도 같다. 3년 연속 상위 30%에 들게 되면 업계 1등 펀드가 될 것이다.”

 -올해 증시를 어떻게 보나.

 “역사적으로 대선이 있는 해에 시장은 부진한 경향이 있다. 다만 지난해보다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다. 그래도 하반기 증시 상승을 기대한다. 열쇠는 중국과 유럽이 쥐고 있다. 중국이 하반기 얼마나 좋아지느냐에 따라 세계 증시가 살아날 수 있다. 유럽도 하반기쯤이면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눈여겨보는 업종이나 종목은.

 “상반기에는 중소형주, 하반기에는 정보기술(IT)·자동차·철강·화학의 대형주 위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시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별로 접근하는 게 좋다. 엔터테인먼트·바이오·게임·소프트웨어 관련 종목 몇 개를 눈여겨보고 있다.”

◆표 보는 법=‘우수 펀드’와 ‘2011년 수익률’ 표가 있습니다. 우수 펀드는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인 펀드를 대상으로 3년간 기복 없이 얼마나 꾸준히 수익을 냈는지를 살펴 뽑았습니다. 태극 표시가 많을수록 등급이 높습니다. 같은 등급에서는 위에 있는 펀드가 3년 수익률이 좋습니다. 2011년 수익률표는 단순히 지난해 수익률 순서로 정렬했습니다. 운용 순자산이 100억원 이상인 펀드로 1년 이상 운용한 펀드가 대상입니다. 해당 펀드의 장기투자 수익률을 살펴볼 수 있도록 3년 수익률도 병기했습니다. 자료: 제로인(www.zero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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