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가 뻥 … 어, 어, 어 … 91m 골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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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초장거리 91m 수퍼 골이 나왔다. 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과 볼턴 원더러스의 경기가 열린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다. 경기장에 불어닥친 강풍이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선수들이 뛰고 있는 그라운드 위로 비닐 봉투가 떠다닐 정도로 유난히 거센 바람이 불었다.

5일(한국시간)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볼턴 원더러스의 아담 보그단 골키퍼 가 골문으로 들어가는 공을 막으려 뛰어오르고 있다. 이 공은 91m 떨어진 상대 페널티 박스에서 에버턴의 골키퍼 팀 하워드가 찼다. [리버풀 로이터=뉴시스]<사진 크게 보기>

 후반 18분. 에버턴의 수비수가 골키퍼인 팀 하워드(33)에게 백패스를 했다. 하워드는 페널티지역 안에서 공을 길게 차올렸다. 상대 진영에 있는 공격수에게 한번에 연결해준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바람을 계산에 넣지 못했다.

 공은 강풍을 타고 문전 깊숙이 파고들어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에 떨어졌다. 그러더니 거짓말처럼 크게 튀어올라 상대 골키퍼의 키를 훌쩍 넘겨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 골은 하워드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골키퍼가 득점한 네 번째 골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통산 250번째 경기 만에 기록한 첫 번째 골이다. 슈팅거리만 100야드(91m)가 넘는 ‘초장거리 골’이었다. 그러나 하워드의 기쁨은 멋쩍은 웃음으로 끝나고 말았다.

 에버턴은 행운의 골로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후반 22분 다비드 은고그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후반 33분에는 개리 케이힐에게 역전골을 허용해 1-2로 지고 말았다. 하워드는 “행운의 골로 우리 팀이 이겼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해 기분은 그리 좋지 않다. 경기장에 몰아친 강풍 때문에 경기하기가 어려웠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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