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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Shot] 갓 눈뜬 아기 연어들 … 3월이면 북태평양 여행 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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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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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어 자어(仔魚)입니다. 흔히 새끼물고기를 치어(稚魚)로 아시지만, 알주머니(난황)를 달고 있을 때는 자어로 불립니다. 수정란이 60일 정도 지나 부화하면 지금 모습이 됩니다. 한 달 정도면 난황의 영양분을 모두 흡수해 치어가 됩니다. 이때부터 성장단계에 따라 다른 사료를 먹게 됩니다. 6~7㎝가 되는 3월이면 남대천에서 방류됩니다. 방류 후 한 달 정도는 강에 머물다 홋카이도, 북태평양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2~5년의 긴 여정을 마친 뒤 단 0.61%의 친구들만이 다시 이곳에 돌아와 알을 낳게 됩니다.

 지난해 남대천으로 돌아온 우리 부모님들은 2008, 2009년에 방류됐던 치어들입니다. 2009년에는 강으로 역류한 바닷물로 인해 수정란 상당수가 폐사해 300만 마리만 떠날 수 있었죠. 그리고 지난해 가을 늦더위로 인한 높은 수온과 가뭄으로 예상 포획량 1만5000마리의 3분의 1 수준인 4700여 마리만 돌아왔답니다.

 우리나라 연어 방류사업은 1967년 강원도·경북·경남에 연어부화장을 만들며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84년 국립수산진흥원 양양내수면 연구소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2011년에 수산자원사업단 양양연어사업소가 되었습니다. 예산도 2011년 3억4500만원, 올해는 3억9900만원이 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연어 방류 사업의 70~80%를 이곳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70년 30만5000마리를 처음 방류한 뒤 양양연어사업소, 삼척시내수면개발사업소, 경북민물고기연구센터 3개 기관이 2011년까지 약 3억4840만 마리를 방류했습니다.

 3년 후쯤 우리는 다시 돌아오겠지만 저희 형, 누나들은 10월 양양군의 남대천에서 열리는 연어잡이 축제 때 보실 수 있답니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연어 대부분은 수입된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연구와 투자가 늘어간다면 우리들의 자리도 더 많아지겠죠?

글·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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