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인종.종교 넘어선 보스니아 올림픽 화합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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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과 종교 분쟁으로 치열한 내전을 치른 뒤 사실상 2개 국가로 분열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화국이 화합의 대표팀을 구성해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한다.

보스니아올림픽위원회는 이번 올림픽에 파견할 대표팀은 이슬람계, 기독교계,그리고 그리스정교계 선수들이 모두 포함된 단일팀이라고 밝혔다고 23일(한국시간)세계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로써 5년간 치열한 내전을 치렀던 보스니아 이슬람교도 주민과 그리스정교도인 세르비아계 주민, 그리고 기독교도인 크로아티아계 주민들은 보스니아올림픽위원회 깃발 아래 1개팀으로 올림픽에 참가, 깊은 내전의 상처를 치유할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

국제사회는 보스니아의 올림픽 단일팀이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이 구현된 가장 극적인 사례라고 높게 평가했다.

보스니아올림픽위원회 보기치 보기세비치 위원장은 "우리는 이번 단일팀 구성성과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보스니아의 평화를 항구적으로 정착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과 종교가 서로 다른 주민들이 뒤섞였으나 유고연방 붕괴 이후 단일국가로 독립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화국은 내전에 휩싸여 인종청소 등 갖가지 비극을 낳았고 미국을 주축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무력개입으로 95년 내전은 종결됐지만 이 나라는 남북한보다 더 적대적인 두개의 국가로 갈라졌다.

이슬람계 크로아-보스니아와 세르비아계 보스니아는 프로축구리그도 분열돼 서로 경기를 치르지 않는 등 반목을 계속해왔으며 일부 극단적 인종주의자들 때문에 여전히 국제사회의 화약고 취급을 받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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