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꽃게' 파문 어시장·횟집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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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Pb)이 든 중국산 꽃게 파문으로 손님이 격감하자 관련 어시장과 식당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 어시장.식당가 한파=서울 노량진.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는 중국산 꽃게의 경매 및 판매가 22일부터 전면 중단돼 상인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

수도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인천시 소래포구 일대 꽃게 판매점과 횟집 등에도 평소보다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국내산 꽃게를 파는 이곳 상인들은 "몰지각한 꽃게 수입업자들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양수산부는 중국산 수입 냉동꽃게에 대해 전량 금속탐지기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유통된 중국산 꽃게에 대한 추적조사에 나서 전량 회수, 폐기처분할 방침이다.

◇ 중국산 반입량과 납이 든 꽃게량=꽃게 수입업자들은 대부분 중국 단둥(丹東)에서 꽃게를 수집해 냉동상태로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중국산은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잡아올린 것이어서 품질이 국내산 못지 않아 수입업자들이 선호한다. 해양수산부 집계 결과 올들어 중국산 꽃게 수입량은 모두 1천4백31t(베트남.태국 등 21개국 전체 수입량 8천9백1t의 16%)이다.

검찰은 지난 4~6월 사이 수입된 중국산 꽃게 1천1백37t가운데 38t 가량에 납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했으며 1백60t 정도의 납 꽃게가 더 유통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잘게 자른 납 덩어리는 조리과정에서 그대로 녹아 모르고 먹을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 누가 어떤 방법으로 납을 주입했나=검찰은 지난 21일 구속한 양원세(梁元世.43.수입업자)씨와 또다른 수입업자가 중국 현지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의 이목과 높은 인건비 때문에 이같은 일을 벌이기가 힘든 데다 동종 업자들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중량을 불리기 위해 핀셋과 송곳 등으로 냉동되기 직전 꽃게의 입을 통해 납을 주입시켰다는 설명이다.

梁씨는 "납이 들어간 사실을 뒤늦게 알았으며 적법한 절차를 통해 수입 판매했다" 며 혐의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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