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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시 카푸, 라두 루푸, 뮤지컬 ‘위키드’ 2012년 마침내 그들이 온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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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호 02면

11월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리는 모뉴멘타전의 올해의 주인공으로 미국 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84)가 선정됐다. 그의 최신작 초대형 조각작품 ‘LOVE(White Blue Red, 1966~2000, Polychrome Aluminum, 366 x 366 x 183 cm)’가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와 지난 연말 서울 역삼동 대륭그룹 사옥 정원에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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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사실 정치의 해다. 4월 국회의원 선거와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우리 나라를 비롯해 29개국의 정권이 시험대에 오른다. 자칫 격앙되고 정서가 메말라지기 쉽다. 이럴 땐 다양한 문화 체험으로 마음을 다독여 보자. 한·중 수교 20주년, 런던 올림픽 등이 열리는 올해 문화계에는 실한 프로그램이 적잖다.

◆클래식
2008년 클래식 음악 전문 잡지 ‘그라모폰’이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선정한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가 2월 화려한 무대를 펼친다. 정명훈 서울시향 음악감독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이 협연한다.

런던을 본거지로 하는 5개 명문 오케스트라 중 첫손으로 꼽히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6년 만에 내한한다. 러시아 음악이 주특기인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차이콥스키,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를 어떻게 들려줄까. 2월 27일은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28일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과 협연한다.

가장 오래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성 토마스 합창단과 함께 ‘마태수난곡’을 2월 무대에 올린다. 지휘는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빌러.
독일 음악의 적통을 잇고 있다는 평을 듣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은 11월 처음 내한한다. ‘그라모폰’ 선정 세계 오케스트라 6위. 마리스 얀손스의 지휘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Simon van Boxtel 사진제공 현대카드

로린 마젤이 이끄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4월), 러시아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미하일 플레트네프의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6월)도 놓치면 아쉬울 듯.
독주회 부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루마니아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다. 1966년 반 클라이번, 69년 리즈 등 각종 국제 콩쿠르를 휩쓸었다. 연주 외에 인터뷰 및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피아니스트들이 닮고 싶어 하는 피아니스트’가 11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2010년 내한 무대가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취소돼 기대는 더욱 높다.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은 러시아 걸작들을 연주하는 ‘러시아 시리즈’, 교향악단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종교음악 등을 다루는 ‘보컬 시리즈’ 등을 준비했다.
또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렝은 3월 성남아트센터에서 자신이 작곡한 ‘12개의 연습곡’ 중 ‘프렐류드와 푸가’ 등을 선보이고,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는 자신이 이끄는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함께 10월 내한해 비발디의 사계를 들려준다.

◆전시
올해는 해외에서 전시를 갖는 작가들이 눈에 띈다. 박서보와 이기봉 작가는 1월 국립대만미술관에서, 정연두 작가는 2월 미국 콜로라도 대학미술관에서, 전광영 작가는 3월 독일에서 안젤름 키퍼 등과 3인전을, 양혜규 작가는 도쿄도 사진미술관 등에서 각각 전시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월부터 두 달간 과천 본관에서 ‘한국의 단색파’전을 연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단색화를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다.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열리는 ‘중국현대미술’은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의 20세기 역사와 미술의 관계를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6월부터 석 달간은 70년대 모노크롬의 회화성을 주창한 하종현 작가 개인전이 열린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6월부터 9월까지 ‘2012년 루브르박물관 한국 특별전-신화와 전설’전을 개최한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국내 생존 작가로는 처음으로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개인전을 3월부터 연다. 2003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 이후 국내에서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또 동서양 사상과 문화가 융합된 명상적인 작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도 출신의 영국 작가 아니시 카푸 전시도 10월부터 석 달간 가을을 장식한다. 카푸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갤러리현대는 새해 첫 전시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추상 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시대별 작품을 망라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두 달간 연다. 또 국제갤러리는 ‘바늘여인’ 시리즈로 유명한 김수자 작가의 개인전을 9월 중 마련할 예정이다.

9월은 비엔날레의 계절이다.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제 9회 광주비엔날레가, 9월 11일부터 11월 4일까지는 제7회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가 각각 개최된다.
외국에서는 루이뷔통의 후원으로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열리는 팝 아티스트 구사마 야요이전(2~6월), 이탈리아 패션의 두 여성 아이콘인 엘자 스키아파렐리와 미우치아 프라다의 의상을 선보이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패션에 대하여’(5~8월), 파리 장식뮤지엄에서 펼쳐지는 ‘루이뷔통-마크 제이콥스’(3~9월), 그리고 파리 그랑팔레 모뉴멘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로버트 인디애나 전시(11월)가 눈에 띈다.

◆공연
올해 주목할 만한 뮤지컬은 5월로 예정된 ‘위키드’.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이 아시아 첫 오리지널투어로 한국을 찾는다. 엄청난 스케일과 아름다운 음악, 화려한 의상과 놀라운 무대 기술이 돋보인다. 라이선스 대작 초연은 연초에 집중됐다. ‘닥터 지바고’(1월)는 한국·미국·호주가 공동 프로듀싱한 글로벌 작품이다. 지난해 2월 호주에서 89.7%의 유료좌석 점유율을 기록한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다. 한국 공연 이후 2013년 웨스트엔드, 2014년 브로드웨이 진출이 예정돼 있다.

2월 막을 올리는 ‘엘리자벳’은 1992년 빈 초연 이후 20년간 독일·스위스·이탈리아·일본 등 10개국 9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흥행대작이다.
순수 창작물로는 4월로 예정된 ‘파리의 연인’과 9월의 ‘잭더리퍼와 셜록홈즈’가 눈에 띈다. 국내 최초의 시즌제 뮤지컬을 표방하며 큰 호응을 얻었던 셜록홈즈 시리즈는 대극장의 스케일을 입고 시즌2를 선보인다.

연극계에서도 ‘피터 브룩의 마술피리’(3월)와 찰리 채플린의 자손들이 만든 ‘속삭이는 벽’(11월) 등 거장들의 내한공연이 이어진다. 스웨덴 표현주의 연극의 거장 스트린드베리의 서거100주년을 기념한 연말 스트린드베리 연극제도 주목할 만한다.

순수창작물로는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우리시대의 연극’을 주제로 기획한 한팩스테이지 선정작이 볼 만하다. 하유상 작가의 1970년대 작품을 임형택 연출이 현대적 감성으로 재창조한 ‘꽃상여’(1월)가 시적인 연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젊은 연출가의 재기발랄한 작품을 격년제로 선보이는 ‘연극열전’ 시즌4도 장진 감독의 ‘리턴 투 햄릿’을 시작으로 연극의 대중화 노력을 이어간다.

발레에서도 큰 공연이 준비돼 있다. 6월에는 강수진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카멜리아 레이디’가, 11월에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이 한국 관객과 만난다.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는 국립발레단은 ‘포이즈’를 6월 선보인다. 한국인 최초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상’을 받은 안성수와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함께 손잡은 창작 프로젝트다. 또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무용단인 램버트 댄스 컴퍼니, 유럽에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안무가 피에르 리갈이 한국 무용수들과 함께 만드는 ‘Theatre of Operations’도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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