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전망 (1) - 육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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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육상의 시드니 목표는 3회 연속 마라톤 메달이다.

이봉주(삼성전자), 백승도(한전), 정남균(한체대) 중 적어도 한 명이 아프리카 건각들을 제치고 메달을 따낼 것이라는 벅찬 기대다.

한국 남자마라톤은 92년 바르셀로나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4년 전 애틀랜타에선 이봉주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연히 국민의 눈높이는 금메달에 맞춰져 있지만 대한육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마라톤이 안고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목표를 은메달로 잡고 내심 `+α'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둔 현재 마라톤 메달 전망은 `장미빛'이다.

간판스타 이봉주는 27개의 언덕이 있는 시드니 지옥코스에 대비한 현지 적응훈련을 완벽히 소화해 금메달 꿈에 부풀어 있다.

말수가 적은 그 스스로 "컨디션이 은메달을 땄던 애틀랜타 때와 똑같다"고 말할 정도다.

2시간 7분대 기록을 보유한 정상급 마라토너로서 막판 스피드가 떨어지는 게 여전히 흠이지만 시드니 레이스가 지구력을 요하는 체력 싸움이어서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고참 백승도와 정남균도 `이변의 레이스'를 장담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 도쿄마라톤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백승도는 "이제야 마라톤을 알았다"고 밝힐 만큼 나름대로 `철학'을 터득했고 '99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아벨 안톤(스페인)을 따돌리고 올 동아마라톤을 제패한 막내 정남균도 겁없는 패기로 `제2의 황영조'신화를 연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번 시드니올림픽은 마라톤과 함께 트랙 및 필드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자 투포환의 이명선(익산시청)과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대구시청)이 한국육상의 신기원을 열 기대주들.

한국은 `반쪽대회'인 '84LA올림픽 남자 멀리뛰기에서 김종일(8위)을 최초로 '88서울올림픽 여자 높이뛰기에서 김희선(8위),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진택(8위)이 결선 진입에 성공했지만 메달의 벽은 넘지못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4월 상하이대회에서 올시즌 8위기록(19m36)을 세운 이명선이 20m를 던져 숙원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진택의 경우 기록이 하향세에 들어 전망은 다소 어둡지만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 결정적 변수인 높이뛰기의 종목 특성상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양재성 육상연맹 전무이사는 "마라톤에서 메달을 따고 이명선과 이진택이 나란히 결선에 진입하는 것이 당면 목표"라고 밝히고 "특히 경험과 실력으로 무장한 이봉주의 가벼운 발걸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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