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반기실적 사상최대의 허와 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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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상반기에 금융업종 등을 제외한 446개 12월 결산법인들은 1천원어치를 팔아 44.6원의 이익을 얻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12월 결산법인들의 경우 1천원어치를 팔아 40원의 이익을 올렸었다.

이는 작년 하반기 이후에 시작된 경기호황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국내시장의 소비심리가 회복돼 매출이 작년 반기에 비해 21.68%나 급신장한데다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업종 등을 중심으로 매출과 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시가총액 20조원 이상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 '빅4' 기업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이 5조2천932억원으로 작년동기의 2조3천850억원에 비해 무려 122%나 증가했다.

이같은 빅4기업의 반기순이익은 전체 분석대상 기업의 순이익 10조3천989억원의 50%를 넘어서는 규모이다.

이 때문에 기업간의 실적편차에 따른 불균형 현상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업종별로 보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업종이 큰 폭의 실적호전을 기록했으며 통신서비스를 포함한 전자통신 관련기업들도 30%를 넘는 매출액 증가와 200%가 넘는 큰 폭의 순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모두 실적이 호전돼 자동차 및 부품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이 35.8%, 경상이익 증가율이 85.9%를 기록했다.

전력가스, 의약업종 기업들도 실적이 호전됐다. 반면 운송업종은 환율절상과 유가인상 등의 부담으로 인해 대한항공이 적자를 기록했고 섬유의복, 시멘트, 기계, 건설, 도소매와 기계업체의 실적도 다소 악화했다.

장득수 신영증권 조사부 부장은 " 실적호조에 불구하고 기업간 불균형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면서도 "상반기 실적만으로 볼 때 시가총액은 줄고 순이익은 대폭 증가했기 때문에 현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대단히 저평가된 상태로 주가의 반등 가
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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