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스포츠 장학금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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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가 우수 스포츠 인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미국 대학스포츠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월 아이비리그의 하버드대와 예일대의 축구경기 장면. [중앙포토]

아이비리그(Ivy League) 대학들이 미국 대학스포츠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하버드대학 남자농구팀은 12월 대학농구팀 랭킹 25위에 올랐다. 하버드대학 역사상 최고 순위다. 예일대학 남자아이스하키팀과 코넬대학 레슬링팀은 이미 2개월 전 시즌 랭킹 1위에 올랐다. 코넬대학 남자농구팀은 지난 시즌 전미대학농구(NCAA) 16강에 오르기도 했다. 아이비리그 각종 종목의 108개 팀은 최근 2년 동안 전국대회와 개인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는 아이비리그에 다니는 선수 열아홉 명이 열 개의 메달을 따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4일(한국시간)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대학스포츠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는 스포츠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해 유망주와 능력 있는 코치를 영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학생 대출을 없앤 반면 자질이 뛰어난 학생들과 스포츠 팀에 대한 보조금을 배 이상으로 늘렸다.

 대학스포츠 강자로 꼽히는 스탠퍼드대학, 노스웨스트대학, 듀크대학 등 아이비리그가 아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매년 2만∼3만 달러(약 2300만∼3450만원)를 내야 한다. 반면 아이비리그는 재정 지원으로 학생 부담금을 낮췄다. 코넬대학 1학년인 농구선수 숀 밀러는 “고교 졸업 시 20개 대학에서 입학 제안을 받았다. 코넬대학에서 1년에 2000달러(약 230만원)만 내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예일대학 배구팀 공격수 에리카 리츠는 위스콘신대학에서 입학 제안을 받았으나 대학등록금으로 3만3000달러(약 3800만원)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예일대학에 진학했다. 스티브 빌스키 펜실베이니아 체육부 감독은 “스탠퍼드나 듀크에서 장학금을 거절당한 선수들이 우리에게 왔다. 받아들일 수 있는 선수 폭이 넓어져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입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비리그는 새 코치의 선임도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야구와 축구·레슬링·라크로스 등에 새 코치들을 선임했다. 이들 코치는 열정적으로 좋은 선수를 모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도 재능 있는 선수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허진우 기자

◆아이비리그(Ivy League)=미국 동부에 위치한 브라운·컬럼비아·코넬·다트머스·하버드·펜실베이니아·프린스턴·예일 등 여덟 개 명문 사립대학교. 담쟁이(Ivy)로 덮인 건물이 많은 유서 깊은 대학들이 1954년 협정을 맺고 1년에 한 차례씩 미식축구 리그(League)를 한 데서 유래했다. 점차 스포츠리그가 아닌 ‘명문 사립대학’을 가리키는 일반명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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