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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 외교부부장 방한 … 김정일 사후 첫 고위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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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과 중국의 고위급 외교관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처음으로 27일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한국과 중국 양국이 제4차 차관급 전략대화를 한국에서 열기로 일정 조율을 마쳤다”며 “중국 외교부 장즈쥔(張志軍) 상무부부장(차관)이 1박2일 일정으로 대표단을 이끌고 27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박석환 외교통상부 1차관이 대표로 나서게 된다.

 앞서 열린 세 차례 전략대화에서는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주로 논의해 왔다. 그런 만큼 이번 전략대화에서는 김정일 사망이라는 돌발 상황을 맞아 한반도 정세를 면밀하게 진단하고 공조 방안을 협의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북한의 김정일 사망 공식 발표(19일)와 실제 사망 시점을 전후한 동향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급변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도 양측이 다각도로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북한 핵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2일 베이징을 찾아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났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당초 전략대화를 약 3주 전쯤 개최하려고 추진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며 “최근 일정이 맞아떨어져 개최하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측 대표인 장 부부장은 현재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베트남·태국 순방을 수행 중이다. 한·중 양국은 2008년 8월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합의에 따라 전략대화를 신설해 그동안 세 차례 대화를 진행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후 주석의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 소식통은 “중국은 김정일 사후라는 민감한 시점에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해서 중국에 득이 될 게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뿐 아니라 북한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전화 통화를 고도의 정치행위로 보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 안정이란 대국적 견지에서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북한 비상 사태 발생 시 중국을 충분히 안심시킬 수 있다면 이는 한국의 전략적 이익에도 부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 25~26일 방중=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25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직후 이뤄지는 이번 중·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다 총리는 25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회동하고, 26일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노다 총리는 후진타오 주석과 한반도의 안정 유지를 위한 방안에 대해 협의하는 한편 북한에 대한 정보 제공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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