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상대 - 애틀란타 타선 분석

중앙일보

입력

예상 타순

1번 라파엘 퍼칼
2번 앤드류 존스
3번 치퍼 존스
4번 월리 조이너/안드레스 갈라라가
5번 브라이언 조던
6번 B. J. 셔호프
7번 하비 로페즈
8번 월트 와이스/키스 록하트
9번 케빈 밀우드

99년 월드시리즈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한 애틀란타는 팀의 약점인 선두타자 문제와 기동력을 보강하기 위해 샌디에이고로부터 퀼비오 베라스와 래지 샌더스를 트레이드 해왔다.

그렇지만 샌더스의 예상치 못한 부진과 베라스의 부상이 맞물려 기대했던 것만큼의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암에서 재기한 안드레스 갈라라가의 복귀로 중심타선에 중량감이 실렸고 기존 선수들 역시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줘 애틀란타 타선은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애틀란타는 568득점으로 리그 6위, 0.269의 팀타율로 리그 7위, 130홈런으로 리그 9위, 94도루로 리그 2위를 기록하며 모든 부분에서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애틀란타 타선의 최대 강점으로는 상위 타선의 위력, 그 중에서도 특히 1, 2, 3번 타순에 포진한 라파엘 퍼칼, 앤드류 존스, 치퍼 존스의 짜임새 있는 공격력이 첫 손에 꼽힌다.

퍼칼은 19살이라는 어린 나이가 무색할만큼 빅리그에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현재까지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며 파워에는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3할대를 훨씬 웃도는 정교한 타격(0.318)과 빠른 발, 정확한 선구안으로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퍼칼의 가치가 더 돋보이는 것은 베라스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1번 타자 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메꾸어주며 팀 공격의 첨병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4할대가 넘는 출루율을 기록하며 중심타선에 많은 찬스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26개의 도루는 팀내 1위의 기록이다.

특히 퍼칼의 진루는 상대 투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음 타자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타격을 할 수 있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앤드류 존스와 치퍼 존스, 일명 J-J포로 불리우는 두 타자는 실질적인 팀타선의 핵심이다.

앤드류 존스는 2번 타순에 포진해있지만 팀내 최다인 2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중심타자 못지않는 파워를 과시하고 있고 치퍼 존스는 팀의 간판 타자 답게 24개의 홈런과 팀내 1위인 79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안드레스 갈라라가의 복귀로 인해 중심 타선의 위력이 좋아졌다.

작년 애틀란타는 갈라라가의 부재로 인한 4번 타자 공백에 시달렸다. 물론 치퍼 존스와 브라이언 조던의 활약으로 그 공백을 어느 정도는 메꾸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그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었다.

올 시즌 갈라라가는 39세라는 적지 않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3할의 타율과 2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변함없이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갈라라가는 팀이 리드를 당하거나 분위기가 가라않아 있을 때 홈런이나 적시타를 날려 주고 있어 실질적인 팀 공헌도는 표면상으로 나타나는 기록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세번째로는 타선의 짜임새를 들 수 있다.

주요 타자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퍼칼이 0.316의 타율로 팀내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앤드류 존스의 26홈런과 치퍼 존스의 79타점이 각각 팀내 1위로 타 팀에 비해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이들의 기록은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게리 세필드, 새미 소사나 타격 선두를 달리고 있는 토드 핼튼, 타점 1위인 제프 캔트 등 타팀의 주력 타자들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한 수 아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외형상 나타나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코 애틀란타 타선을 약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찬스 때마다 보여주는 놀라운 집중력과 끈질김이 애틀란타 타선의 최대 무기임 셈이다.

그렇다면 애틀란타 타선의 약점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지목할 수 있는 점은 중심타선이다.

비록 갈라라가가 컴백하면서 중량감이 실린 것은 사실이지만 애틀란타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심타선의 파워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록에서 나타나듯이 애틀란타는 130개의 홈런으로 리그 중위권에 랭크될 정도로 장타력에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갈라라가가 체력적인 문제로 풀시즌을 소화해 낼 수 없다는 점과 브라이언 조던 역시 좋은 타자임이지만 장타력에서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시 말해 J-J포의 뒤를 받쳐줄 파워 히터의 존재가 절실한 형편인 것이다.

두번째로는 좌타자의 부재, 특히 장타력을 지닌 좌타자 부재로 인해 전체적인 타선이 우타자 중심으로 불균형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라이언 클레스코의 트레이드로 인해 치퍼 존스만이 팀 내 유일한 파워 좌타자로 남게 됐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다른 좌타자들인 월리 조이너나 볼티모어에서 트레이드 해 온 셔호프도 파워히터라기 보다는 컨택트 히터에 가까고 최근 이들의 활약이 미비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좌타자에게 불리한 터너 필드의 특성(우측 펜스까지의 거리가 길다는 점)상 홈 구장에서는 이러한 약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겠지만 양키 스타디움 같이 좌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에서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애틀란타는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리그 우승권에 근접해 가고 있지만 타선에서는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베라스는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고 갈라라가나 브라이언 조던, 하비 로페즈 등도 이런 저런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서 빠지거나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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