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난 예선까지만 … 본선은 외국인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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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강희 축구대표팀 새 감독이 22일 축구회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본선에서는 외국인 감독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의 최강희(52) 신임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 전북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최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금 한국 축구는 중요한 시기다. 나를 길러 준 한국 축구를 위해 결연한 각오를 다지고 나섰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축구협회에 계약기간을 2013년 6월까지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갔을 때 성과를 내기에는 내가 여러모로 부족하다”고도 했다.

 최 감독이 말한 2013년 6월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나는 시점이다. 본선 개막 1년 전이다. 이 기간 동안 후임 감독에게 팀을 파악하고 본선을 준비할 시간을 주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그는 차기 감독 적임자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최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표팀 사령탑은 절대적으로 외국인 감독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과연 내 판단대로 대표팀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외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외국인 지도자가 대표팀 사령탑에 적합하다는 뜻이다.

 최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계약기간이 끝나면 전북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전북을 떠나는 것, 선수와 팬들과 한 약속을 등지는 것이 가장 가슴 아팠다”며 “일주일 전만 해도 전북을 떠나 이 자리에 선다는 생각이 1%도 없었다. 이번 시즌 끝나기 전에 구단과 장기계약을 하기로 구두로 합의까지 했다”고 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 계약기간이 끝나는 2013년 6월 이후 전북으로 돌아가고 싶은 게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의 데뷔전은 내년 2월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이다. 그는 이 경기에는 해외파보다 K-리그 선수들을 중용하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고 있어 경기력·체력·감각이 떨어져 있다”며 “아무래도 K-리그 선수 위주로 치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K-리그에서 스트라이커를 뽑으라면 첫 번째로 생각할 선수는 이동국”이라고 덧붙였다. 귀화의사를 밝힌 라돈치치의 대표 선발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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