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하이닉스 첫 방문 … 새 성장엔진 직접 챙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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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태원 SK 회장이 22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해 현장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최 회장, 박성욱 부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이닉스 사업장을 전격 방문했다.

 최 회장은 22일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경영협의회에 참석해 “하이닉스를 반드시 성공시켜 앞으로 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를 직접 챙기겠다”고도 했다.

최 회장이 하이닉스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대외활동의 여지가 좁아졌지만 하이닉스 경영정상화는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이날 방진복을 입고 반도체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박성욱 부사장, 김민철 부사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하이닉스 인수확정 이후 사업장 방문을 추진했으나 여러 상황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며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닉스가 SK그룹의 식구가 되는 것은 하이닉스뿐 아니라 SK에도 큰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또 “SK그룹이 30년 전에 미래사업 육성을 위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으나 2차 석유파동 등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이닉스는 SK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오랜 꿈을 실현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SK그룹은 에너지와 정보통신에 이어 반도체를 핵심 사업으로 추가하게 된다. SK의 제조분야 수출비중도 59.3%에서 66.7%까지 확대된다. 그러나 D램 값이 6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나는 등 최근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다. 이에 최 회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다. 그는 “하이닉스가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적기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만우 SK 전무는 “검찰수사로 인한 경영공백, 글로벌 경제 위기, 북한 문제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도 최 회장이 하이닉스를 직접 찾은 것은 이른 시일 내에 경영을 정상화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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