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명희를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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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에서는 이명희가 한번일을 낼 것입니다"

2000년 그랑프리세계여자배구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여자대표팀의 김철용 감독은 9일 말레이시아 겐팅에서 적응훈련 도중 이명희(22.현대)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은 탓도 있지만 훈련을 거듭하면서 기량의 발전속도가 가장 빠르고 성실성과 화이팅, 선후배간의 화합면에서도 대표팀의 보이지 않는 주춧돌 역할을 하기 때문.

당초 이명희를 백업요원으로 대표팀에 합류시켰던 김 감독은 이명희의 기량이 기대밖으로 성장하자 아예 주전멤버로 낙점, 그랑프리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전술훈련에 가담시킬 뜻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이명희는 지난주 태국에서 열린 1차예선에서 초반 교체멤버로 코트와 벤치를 들락거리다 이탈리아전에서는 선배인 박미경(담배인삼공사)을 제치고당당히 코트에 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키가 174㎝로 작은 편에 속하지만 절묘한 타이밍과 센스로 팀 내 최다인 블로킹 3개를 건졌고 뒤에서도 안정된 수비를 과시, 김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이명희 본인도 이번 올림픽에 거는 각오가 남다르다.

98년 세계여자선수권에서 팀 막내로 합류했다가 제대로 뛰지도 못한채 무릎 피로골절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던 아쉬움을 2년여만에 떨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명희는 "아직 국제대회 경험이 떨어지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유럽 및 남미선수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다"면서 "시드니올림픽에서 76년 몬트리올대회 이후 24년만에 메달의 꿈을 이루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겐팅<말레이시아>=연합뉴스) 유경수기자<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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