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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드는 건강한 ‘하얀 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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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바람에 마음까지 얼어 버리는 요즘, 뜨끈한 국물 생각이 간절해 진다. 다양한 국물요리 중에서도 요즘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하얀 라면’. 지난 여름, 꼬꼬면으로 시작된 하얀 라면 열풍은 나가사끼 짬뽕과 기스면으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라면 시장을 달구고 있다. 뽀얀 국물의 깊은 맛과 칼칼한 매운 맛의 조화가 인기의 비결. 이들 라면의 베이스가 되는 국물은 닭과 돼지고기를 고아낸 육수다. 추위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겨울철, 영양가가 풍부한 이들 육수는 영양식으로 안성맞춤이다.

육수 맛을 결정하는 비결은 고기의 누린내를 잡는 것. 지미원 이홍란 원장은 “소 뼈를 우려낼 때는 사골을 찬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빼 주어야 누린내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핏물을 뺀 사골은 끓는 물에서 데쳐 불순물을 제거한다. 데치는 시간은 3~5분 정도가 적당하다. 데친 사골은 깨끗하게 씻어서 찬물을 붓고 약한 불에서 뭉근하게 끓인다. 이 원장은 ”사골 국물의 경우 누린내를 없애는 향신채를 넣지 않으므로 핏물 제거와 불순물 제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의 육수로 사용하는 닭과 돼지뼈는 찬물에서 핏기를 뺀 후 2~4시간 정도 끓인다. 사골처럼 오랜 시간 끓이지 않기 때문에 데칠 필요가 없다. 대신 마늘, 대파 같은 향신채를 넣어 누린내를 잡는다. 대파는 초록색을 띄는 잎 부분을 넣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생강은 향이 너무 강해 육수 맛에 영향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양파와 다시마, 황태, 무 같은 것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누린내를 잡는 용도 보다는 육수맛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제철을 맞은 무와 배추를 넣으면 단맛과 시원한 맛이 더해져 맛있는 국물을 만들 수 있다.

이들 육수에 칼칼한 매운 맛을 더하면 느끼한 맛을 줄여 맛이 더 좋아진다. 고춧가루를 넣기 보다 하얀 국물 그대로 즐기는 게 육수가 지닌 본연의 맛을 더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청양고추와 마른 고추를 크게 잘라서 넣으면 국물 색은 변하지 않으면서 칼칼한 맛은 더할 수 있다. 단, 마른 고추는 오래 끓이면 색이 우러나므로 주의한다. 말린 고추씨를 가루로 내서 사용해도 매운 맛을 낼 수 있다.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처럼 면 요리로 즐기고 싶다면 육수에 따라 면의 굵기를 달리하는 게 포인트다. “육수가 기름지고 깊은 맛이 날 때는 굵은 면을, 국물의 맛이 담백하고 투명하면 가는 면이 잘 어울린다”는 것이 이원장의 설명이다.

< 송정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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