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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독립 지지 호소…김규식 박사 서한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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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독립운동가 우사(尤史) 김규식(1881~1950·사진) 박사가 3·1운동 직후인 1919년 5월 프랑스 교육부 로베르 브뤼셀 국장에게 한국 독립의 정당성과 지지를 호소하며 보낸 친필 서한이 국내로 돌아온다. 박흥신 주프랑스 한국대사는 11일(현지시간) “김규식 박사의 서한을 프랑스 교육부 크사비에 시롱 중등교육 수석장학관으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서한 원본(아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서한은 김 박사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표 자격으로 파리 강화회의에 참가해 일본의 침략을 규탄하던 당시 작성한 것이다. 서한에서 김 박사는 “우리의 독립 요구가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같은 어려운 항쟁”이라며 “하지만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크로아티아가 독일·오스트리아에 대항해 주권을 회복한 것처럼 한국도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깔끔한 프랑스어 필기체로 작성된 서한은 A4 용지 크기의 종이에 작성됐으며, 김 박사의 유창한 프랑스어 문장력이 돋보인다고 대사관 측은 밝혔다. 이 서한을 발굴한 시롱 수석장학관은 “파리 강화회의의 프랑스 대표였던 조르주 클레망소 당시 총리가 아시아의 상황에 좀 더 민감했더라면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1881년 부산 출생인 김 박사는 임시정부 부주석, 외무총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광복군 양성에도 힘썼다. 1950년 6·25전쟁 당시 납북된 뒤 같은 해 12월 10일 사망했다. 1989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됐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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