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사업권 경쟁, 컨소시엄 구성이 핵심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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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가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 심사기준을 통해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권을 획득할 수 없도록 규정함에 따라 `컨소시엄 구성' 문제가 통신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비주력기업 정리차원에서 지난해 신세기통신을 SK텔레콤에 넘겼던 포항제철까지 한전 자회사인 파워콤의 주식 공개입찰에 참여해 5% 주식을 차지한 것은 물론 IMT-2000사업에도 참여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컨소시엄 구성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단독으로 허가신청을 하겠다고 버티던 SK텔레콤이 포철의 IMT-2000사업참여 발표와 동시에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나서 통신시장 판도 자체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재편될 가능성도 내재된 상태이다.

여기에 미국 퀄컴사측도 동기식 표준을 선택할 컨소시엄 주체가 희망할 경우 컨소시엄에 투자를 할 의향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볼 때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정통부의 심사기준상 주주구성의 안정성이나 주식소유의 분산정도의 평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자는 SK텔레콤.

SK텔레콤이나 포철 모두 양측간의 밀약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신세기통신 매각 당시 양사가 향후 통신사업에 있어 전략적 우호관계를 맺기로 했다는 설이 통신업계에 팽배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더구나 오는 9월에 실시될 파워콤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제2차 지분매각에 단독법인은 물론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SK텔레콤과 포철이 동맹관계를 이뤄 함께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파워콤 1차 지분 매각에서 각각 5%(750만주)의 지분을 확보한 SK텔레콤과 포철은 8월말까지 주당 3만2천원씩의 대금을 납부한 뒤 곧바로 2차 매각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때문에 SK텔레콤은 컨소시엄 구성 자체보다 컨소시엄내에서 SK텔레콤이 어느 정도 지분을 차지해야 추후 컨소시엄과 2세대 통신이 주축인 SK텔레콤을 합병하는데 있어 적정선인 지 여부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G텔레콤측은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합병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 등의 이유때문에 파워콤 1차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오는 9월 2차입찰에는 반드시 참여해 파워콤 경영권을 획득한다는 전략이다.

LG텔레콤은 아울러 데이콤, LG전자 등과 같은 LG계열사를 주축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되 브리티시 텔레콤(BT) 등 외국사업자를 유치하거나 국내 유수기업, 국내 중소기업 등의 참여를 폭넓게 유도할 방침이다.

한국통신도 한솔엠닷컴을 한통엠닷컴으로 개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을 합병하고 이를 기초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한국통신은 특히 SK텔레콤이 파워콤 지분 인수를 통해 유선시장에 진출 교두보를 마련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중소 중견기업 참여비율을 20% 정도까지 높이기 위해 8월중으로 공모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MT-2000컨소시엄도 기존 회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나아가 외국 사업자들의 참여를 통한 컨소시엄 세력확대로 끝까지 사업권 획득을 위해 노력할 자세다.

그러나 어느 컨소시엄이든 참여업체들의 투자재원 마련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IMT-2000 사업참여를 위해 부담해야 할 출연금과 법인구성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최소단위로 투자한다 해도 억대는 금방 넘을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류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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