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주개 ‘동경이’ 천연기념물 향해 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7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관계자들이 동경이 모형을 보고 있다.

경주개 동경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수 있을까.

 (사)한국 경주개 동경이 보존협회(협회장 최석규)는 7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동경이의 유전 형질과 종 보존대책’에 대한 학술대회를 열고 혈통이 고정된 표준형 동경이를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동경(東京)은 고려시대 경주를 지칭한 말이다.

 서라벌대(총장 김재홍) 경주개 동경이 연구팀(책임연구원 이은우 박사)은 이날 학술대회에서 “진돗개·삽살개·풍산개·불개 등 국내 토종개 5종과 외래종 셰퍼드, 골든 리트리버 등 7종 400여 마리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학적인 특성을 분석한 결과 동경이는 한국 토종개의 품종에 속하며, 현존하는 토종개와는 유전 형질이 다른 새로운 견종”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동경이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여 혈통 고정화와 계통번식으로 태어났다. 동경이 표준형은 체고 44∼50㎝, 체장 52∼55㎝에 몸무게는 14∼18㎏으로 한국 사람의 체형과 어울리는 크기로 진돗개보다 조금 작다.

 학술대회는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 심의위원인 서울대 신남식(수의학) 교수의 ‘축양동물의 천연기념물 지정과 현황’이란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동경이 연구팀 이은우 교수의 ‘경주개 동경이와 기타 품종 간의 유전적 다양성 분석’, 국립축산과학원 최봉원 박사의 ‘경주개 동경이의 친자감별 및 개체식별’ 등으로 이어졌다.

 이은우 교수는 “ 동경이는 진돗개와 가장 가깝고 삽살개·풍산개 순으로 유전적 거리가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 “동경이는 진돗개와 가장 가까운 유전 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진돗개와 전혀 다른 새로운 품종”이라고 덧붙였다.

 학술대회에 앞서 경북도는 지난 10월 문화재 심의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위를 열어 동경이를 천연기념물 신청 지정 대상으로 의결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천연기념물 분과위의 현지조사와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보존협회장 최석규(53·농학박사)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한 행정적인 절차에 가속도가 붙을 것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진동성 문화재연구계장은 “지정 가능성은 반반으로 본다”며 “축양동물의 천연기념물 지정은 유전 형질 등 기준이 엄격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존협회는 2007년부터 경주지역 60여 농가에 동경이 사육을 위탁해 왔다. 협회는 12월부터 다시 교육을 받은 시민을 대상으로 혈통이 고정된 동경이를 분양하고 있다.

송의호 기자

◆경주개 동경이=외관은 꼬리가 없거나 짧은 것이 특징이다. 5∼6세기경 조성된 신라 고분군에서 동경이 모양의 토우가 출토돼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토종개로 추정된다. 동경이는 2006년 혈통 보존작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교잡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었다. 보존협회는 최근 270여 마리를 문화재청에 표준형 동경이로 신청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