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경질 … 후임에 고트비 유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조광래(左), 고트비(右)

축구대표팀 조광래(57) 감독이 6일 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조 감독은 7일 박태하 코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조 감독은 지난해 7월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단독 후보로 추대돼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축구대회 본선 진출이라는 당면 과제를 맡아 대표팀을 이끌어왔다. 대표팀은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승점 10(3승1무1패)으로 B조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11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레바논에 1-2로 패한 뒤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를 꺼리는 등 선수단 관리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만화축구’로 불리는 패스 위주의 전술을 고집하고 베스트11이 거의 바뀌지 않는 점 역시 선수단 전체 분위기 하락의 이유로 꼽혔다.

 조 감독의 경질은 6일 오후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이회택·노흥섭·김재한 등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단이 미팅을 한 뒤 확정됐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한·일전 참패 이후 급격히 추락한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 우려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축구를 월드컵 본선에 올릴 수 있는 역량을 지닌 감독을 다시 물색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나왔다.

 외국인 감독을 기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압신 고트비(47) 시미즈 에스펄스 감독이 앞순위에서 논의됐다. 고트비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대표팀 비디오 분석관을 지냈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코치를 역임했다. 고트비는 한국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란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을 지도해 중동을 비롯한 아시아 축구 사정에도 정통하다. 고트비는 올 초 J-리그 시미즈와 3년 계약했지만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감독 영입이 마땅치 않으면 최강희 전북 감독을 비롯, 능력이 검증된 국내 지도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즉각 경질은 아니더라도 재검토는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와 관련, 황보관(46)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레바논전 패배 뒤 고민이 많았다. 여러 각도로 생각했다. 후임 감독은 이른 시일 안에 대표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인물들을 후보군에 올렸다”고 밝혔다.

 국내파 중에서는 올 시즌을 비롯해 최근 3년 동안 전북 현대를 두 번이나 K-리그 챔피언에 올려놓은 최강희(52) 감독과 홍명보(42)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홍 감독은 올림픽팀 감독을 겸임할 수도 있지만 아직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약점도 있다.

김종력·김효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