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유로 ‘머니 바주카포’ 유럽 위기 잠재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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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앙겔라 메르켈(57·사진 왼쪽)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57·오른쪽) 프랑스 대통령, 티머시 가이트너(50) 미국 재무장관 등이 이번 주 연쇄 회동한다. 2년 넘게 진행돼온 유럽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회동의 절정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다. 정상들은 유로존 재정통합을 위한 EU협약 개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시스템 개혁보다 막강한‘머니 바주카포(Money Bazooka)’”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니 바주카포는 유로존 국채 투매, 유럽 시중은행 자금 이탈 등 금융위기 증상을 한순간에 없앨 수 있는 현금 살포를 말한다.

 현재 동원 가능한 머니 바주카포는 5500억 유로(약 852조원) 정도다. 이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가용 자금 2500억 유로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여윳돈 3000억 유로를 합한 금액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 돈으론 위기 증상을 보이는 이탈리아·스페인을 구제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의 국가부채는 2조5000억 유로에 달한다. 이 가운데 3200억 유로가 앞으로 6개월 이내에 만기가 돌아온다. NYT는 월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불안감에 떨며 프랑스 국채마저도 투매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유럽 정상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올 5, 7월보다는 한결 막강한 바주카포를 동원하려고 한다. 우선 EFSF의 자금을 7500억 유로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IMF에 자금을 지원하고, IMF는 이를 유로존에 쏟아붓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IMF 회원이 아니어서 자금을 직접 지원하질 못한다. 로이터통신은 “IMF를 통한 자금이 3000억 유로 정도는 될 듯하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마련될 바주카포는 1조 유로(약 1550조원) 정도는 될 듯하다.

 그런데 로이터 통신은 “1조 유로는 최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경제자문 기관이 제안한 액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그 기관이 제시한 구제금융은 2조3000억 유로였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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