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직원에 월급 못 주고 도박 … 미안하다, 성로비 여성 400명 리스트는 허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심형래 감독

“직원들 임금 체불한 게 제일 미안하다. 본사 건물과 집을 경매에 내놔 건물이 40억원에 낙찰됐으니 집까지 팔리면 다 갚겠다.”

 영화 ‘라스트 갓 파더’의 흥행 실패 이후 임금 체불, 총기 개조, 횡령, 도박, 성로비 등 갖은 의혹에 휩싸인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심형래(53)씨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JT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영화 ‘용가리’와 ‘디워’를 만든 게 실적의 거의 전부”라며 자신의 경영 미숙을 인정했다. “고정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월급날만 되면 돈 꾸러 다니는 게 주된 일이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과 손을 잡은 게 가장 큰 실수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04년 ‘디워’를 만들 때 한 저축은행에서 50억원을 받았다. 심씨는 투자 유치라고 믿었으나 저축은행에서는 대출이었다며 이자 지급을 요구했다.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고 1심은 심씨가 승소했으나 2심에선 저축은행에 패소하면서 심씨와 영구아트의 재산이 압류된 상태다. 모든 금융권 추가 대출이 동결되면서 폐업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심씨는 카지노 출입 의혹도 시인했다.

 “투자자들 중에 카지노를 자주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함께 게임하자’며 리무진을 보내주면 거절할 수 없어 차를 타고 가 옆에서 같이 게임(도박)을 했다. 직원 월급 등 운영자금을 마련하려면 그들에게 돈을 빌려야 했기에 시작한 일인데…. 너무 힘들 때라 도박에 잠시 빠졌다.”

 그러나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부각된 일부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반박했다. 여자 400명의 리스트를 수첩에 적어놓고 정치권 성로비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요즘 같은 세상에 휴대폰에 입력하면 될 걸 수첩에 갖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400명이면 술집 마담보다도 많은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자신이 직원들에게 비비탄 총을 쏘며 학대했다는 증언과 관련해서는 “우리 회사는 주말이면 직원들이 서로 비비탄을 쏘며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면서 “그게 학대라면 내가 직원들에게 맞은 비비탄은 뭐냐”고 말했다.

 총기 개조 의혹에 대해선 “허가된 가스총을 영화 소품으로 쓰기 위해 총열을 약간 자른 것일 뿐”이라며 “그걸로 누굴 위협하면 협박당한 사람이 가만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영화 ‘디워 2’ ‘추억의 붕어빵’ 등을 준비 중이라는 심씨는 “반드시 재기에 성공해 과거의 영구아트 직원들을 불러모아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서고 싶다”고 말했다.

손용석·정원엽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영구문화아트 대표이사사장

1958년

심형래 감독 단독 인터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