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얀마에 “대사급 관계 복원” 선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오른쪽) 여사가 2일(현지시간) 양곤 자택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공식 회담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양곤 AP=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2박3일간의 역사적인 미얀마 방문을 마쳤다. 외신들은 “클린턴의 이번 방문은 미얀마 정부와 민주화 세력은 물론 미국에도 큰 승리를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의 분석에 따르면 클린턴의 방문은 국제적 외톨이였던 미얀마가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 본격 합류하는 계기가 됐다. 반면 미얀마 민주화 세력은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향후 민주화 일정을 가속화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하게 됐다. 아시아로 외교정책의 축을 옮긴 미국도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2일 “클린턴 장관이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을 만나 외교관계의 업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 협의했다”며 “양국 간 대사급 외교관계를 재수립하는 문제도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988년 미얀마에서 군사쿠데타가 발생하자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NYT는 또 미국이 당장 미얀마산 상품의 수입을 금지한 제재를 해제하진 않았지만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상당히 완화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클린턴 장관은 “앞으로 세계은행(World Bank)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미얀마 지원에 대해 미국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 국제기구가 유엔개발계획(UNDP)을 지원해 미얀마의 의료서비스 개선 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민주화 세력도 적지 않은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클린턴과 만난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의 전진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가능한 한 빨리 민주주의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이날 미얀마의 지뢰 피해자들의 생활보조 등을 위해 120만 달러(약 13억원)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