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자 '뇌중의 뇌'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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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腦) 중에서 뇌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부분이 영국 과학자들에 의해 규명됐다. 영국 의학연구협의회의 존 던컨 박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21일자)에서 양전자방사단층촬영(PET)을 통해 두뇌 중 측전두엽피질(Lateral Prefrontal Cortex)이 정보를 조직하고 분석해 뇌의 필요한 부분에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고 보고했다.

측전두엽피질은 눈썹의 바깥쪽 끝에서 약간 위로 올라간 부위. 던컨 박사팀은 29∼51세의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공간과 언어적 사고를 요구하는 IQ 테스트 문제를 제시하고 이들이 문제를 푸는 동안 PET로 뇌부위를 촬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실험 결과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문제를 풀 때는 뇌 중에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전두엽피질에 집중되는 일치된 반응을 얻어냈다. 또 공간적 사고는 뇌 양쪽의 측전두엽피질이, 언어적 사고에서는 왼쪽의 측전두엽피질만 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던컨 박사는 "우리가 본 것은 정보를 조직해서 정리하고 뇌의 필요한 다른 부위에 전달하는 작업장과 같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간의 두뇌가 고도의 특수기능을 전담하는 부위들의 조합이라는 학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있다.

던컨 박사팀의 연구는 그러나 현재의 IQ 테스트가 인간의 지적능력을 나타내는 것인지, 그리고 두뇌의 핵심으로 지적된 측전두엽피질이 선천적인 것인지 아니면 후천적 학습과 경험을 통해 발달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일대의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 박사는 던컨 박사팀의 논문에 덧붙인 평가를 통해 "많은 심리학자들이 IQ 테스트에 매달려 있지만 IQ가 인생의 성공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지능에 대한 좁은 견해에 불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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