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장은 “학교 살리자” 설득 … 교사들은 맞춤형 교재로 호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황의호 교장

1964년 개교한 충남 보령시의 대천여고는 한때 충남 서해안 지역의 명문 학교였지만 10여 년 전부터 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외지로 빠져나가면서 명성이 흔들렸다. 이런 대천여고에 변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교장공모제를 통해 뽑힌 황의호(58)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황 교장은 50여 명의 교사를 개별적으로 만나 “학교를 한번 살려보자”고 설득했다. 충남도교육청과 보령시에는 “학교를 살리기 위해선 예산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대천여고는 외부에서 지원받은 3억5000만원의 예산으로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먼저 교과별·수준별 수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영어·수학을 실력에 맞게 4개 수준(상·중·하·초급)으로 나눠 이동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교사들은 단계별 교재를 직접 만들었다. 선택형 방과후학교 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언어·수리·외국어 중 취약한 영역을 학생이 직접 5개 수준(점프·튼튼·인재·인재초빙·심화) 가운데 선택해 배운다. 서울에서 유명 강사를 초빙하기도 했다. 1~2학년은 오후 10시까지, 3학년은 오후 10시30분까지 진행한다. 황 교장도 교사들과 함께 방과후학교가 끝나는 오후 10시30분까지 남아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대천여고는 1일 교과부가 발표한 전국학업성취도평가 과목별 향상도에서 수학 1위, 영어 5위를 기록했다. 황 교장은 “학생들의 의욕과 교사들의 열정이 하나가 돼 좋은 성과를 냈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령=신진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