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명 개인정보 해킹 후 되팔다 적발

중앙일보

입력

회사원 尹모(25)씨는 얼마 전부터 모르는 사이트에서 회원을 대상으로 보낸 메일이 자신에게 계속 날아오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수사 결과 尹씨의 이름으로 경품 사이트 등에 가입한 사람은 K대 전자계산학과 3학년 李모(23)군.

李군은 尹씨의 주민등록번호 등 기본 신상 자료는 물론 ID.비밀번호.증권계좌번호.증권거래성향 등의 정보까지 갖고 있었다.

친구가 다니는 증권정보 제공 업체 서버에서 5만명의 개인 정보를 자신의 PC에 다운받아 보관해왔다는 것이다.

李군은 이중 9백여명의 신상정보를 이용해 경품 사이트에 등록, 70만원어치의 상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 공간의 허술한 보안 때문에 개인의 신상 정보들이 무방비 상태로 유출되고 있다.

벤처회사를 운영했던 명문대 휴학생 崔모(24)씨는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회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崔씨는 홈페이지에 등록한 동창생 중 모 정보시스템사에 다니는 A씨(24.여)의 접속 주소(IP)를 역추적했다.

崔씨는 A씨의 회사 시스템에 인터넷으로 침입, 11만명 고객의 근무지.직책.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빼왔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회사내 모든 컴퓨터 자료가 공유되고 있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崔씨는 인터넷에 이 정보를 5백만원씩에 팔기 위해 e-메일 광고를 냈다가 경찰에 붙들렸다.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 양근원(梁根源)경정은 "崔씨의 수법을 이용하면 이같은 공유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대다수 업체.기관의 서버들에 침입할 수 있다" 며 외부침입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안시스템를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19일 崔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李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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