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무기력증 '허덕'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매직리그 자존심을 지켜오던 LG가 최근 2승10패로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리그 2위로 밀려났다. 11일 현재 40승40패(2무)로 간신히 승률 5할.

선발투수진이 무너졌다. 다승과 방어율 부문에서 1위를 달리던 LG 마운드 '쌍두마차' 해리거와 장문석은 최근 경기에서 5이닝을 넘기기가 버거웠다.

해리거는 17과3분의1이닝 동안 14실점(방어율 7.27)으로 3연패, 장문석은 7과3분의1이닝 동안 무려 12실점(14.72)하며 2연패를 당했다. 마무리 이승호도 두경기 연속 구원에 실패했다.

부상 선수도 속출하고 있다. 외국인 거포 쿡슨은 손가락 부상으로, LG의 새로운 해결사 최익성은 어깨 부상으로 2군행을 탔다.

유지현과 김재현은 여름철 체력이 떨어지면서 출전하지 못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주전선수의 공백이 커지면서 '소총부대' 로 불리던 타선도 흔들리고 있다.

'안타 제조기' 이병규는 특유의 매서운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스윙으로 공격의 맥을 끊고 있다.

최근 다섯경기 타율 0.182. 김재현은 다섯경기에서 안타 1개도 치지 못할 만큼 무기력하다.

연패를 끊으려는 투지마저 보이지 않는다. 11일 롯데전은 물론 지난 주말 삼성전에서도 경기 초반 2~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중반 이후 역전패당하는 뒷심 부족을 드러냈다.

맏형격이던 김동수가 삼성으로 이적한 뒤 동료.후배를 다독거리며 이끌 만한 팀의 리더도 없다.

서용빈 트레이드 문제 등 시즌 초반 잠복해 있던 구단.코칭스태프.선수들간의 불협화음이 불거지며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모습이다.

국내 처음으로 '자율야구' 를 표방해온 LG가 진정한 프로정신으로 재무장하지 않는다면 슬럼프는 자칫 장기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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