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MS와 전면 OS전쟁나서"

중앙일보

입력

델과 게이트웨이, 인텔, 컴팩 등 대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에서 리눅스 진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한때 MS 진영의 주축을 이뤘던 이들이 요즘들어 레드햇이나 터보리눅스와 같은 리눅스 전문업체들과 제휴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리그룹 닷컴의 분석가인 라인리 웨넙은 그러나 MS가 인텔의 경쟁업체들과 줄곧 협력해왔던 점에서 볼 때 인텔의 행동은 별다를 것 없다"면서 "인텔은 MS 윈도외의 다른 OS를, MS는 다른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델과 게이트웨이 등 대형 PC업체들이 모델 다변화와 소비자들의 선택폭 확대를 이유로 리눅스와 손잡고 있는 것은 이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이미 레드햇, 터보리눅스에 출자한 바 있는 델 컴퓨터는 지난달 자사의 서버 제품을 위한 리눅스 버전 개발을 목적으로 제휴를 맺었다.

게이트웨이는 이보다 앞서 아메리카 온라인, 인텔의 경쟁업체인 트랜스메타와 제휴, 리눅스 기반의 인터넷 접속장치를 개발키로 했다.

한편 컴팩은 리눅스 서버시장에서 이미 최고의 업체로 부상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컴팩의 판매대수는 18만대로, 점유율은 25%에 이른다.

인텔은 레드햇과 터보리눅스, VA리눅스 등에 출자한 것은 물론 64비트 이타니움칩의 판촉을 위해 리눅스 업체들과 손잡고 있고 ISP(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자사의 웹서버에 리눅스를 사용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권위있는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그룹의 리눅스 애널리스트인 조지 와이스는 "전면적인 OS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들 업체들은 단일 OS에 얽매이려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MS가 아직 PC시장을 지배하고 있기는 하지만 바야흐로 데스크톱을 벗어나 서버와 핸드핸드, 모바일 컴퓨팅 시장과 같은 MS의 지배력이 미약한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골드만 삭스의 MS담당 애널리스트인 릭 셔런드는 미국 정부의 반독점 소송으로 MS가 2개로 분할되면 MS가 자랑하는 최고의 프로그래머들은 OS보다는 애플리케이션 쪽으로 몰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아직 유닉스 OS시장을 파고들지 못한 인텔과 델, 게이트웨이 등에게 리눅스는 연결고리와 진입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유닉스를 리눅스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눅스 업계에서는 인텔이 지난해 이타니움 칩의 하드웨어 정보를 리눅스 업체들에 공개한 것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