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총파업 이모저모] 대기업

중앙일보

입력

기업들은 11일 금융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자 자금팀을 중심으로 거래 은행의 파업 참가여부 및 금융거래 현황을 파악하는 등 파업에 따른 해를 입지 않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파업에 대비해 미리 파업 불참을 선언한 은행으로 예금 및외환업무의 일부를 옮겨 놓는 등 준비를 마친데다 은행들도 기업금융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어서 파업으로 인한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이나 중소 협력업체 등 단기자금이 필요한기업들의 경우 파업이 장기화되면 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파업에 대비해 물품대금 등 자금 일부를 이미 파업불참 은행으로 옮겨놔 별 문제가 없는 상태지만 자금팀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주거래은행인 한빛.외환은행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외출을 하는 등 평소보다는 바쁜 모습이었다.

현대자동차도 파업에 대비해 현금을 미리 확보해 두고 수출업무도 가능한 앞서처리해 놓은 만큼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러나 "수표나 어음결제는 물론이고 법률지식 등 업무 노하우가 필요하고 수작업이 필요한 수출관련업무의 경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중소업체의 경우 파업이 길어질 경우 연쇄도산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SK도 예금을 비파업 은행으로 옮겨 놓은데다 정유사의 특성상 비중이 큰 외환업무의 경우 그동안 이용치 않았던 외국계 은행을 일부 이용키로 했다.

워크아웃 상태인 대우자동차는 매일 은행으로부터 지원금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어서 금융권 파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수출업무에 차질이 예상돼 담당직원들이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과 제일은행 등에 나가 상황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포항제철은 은행 파업으로 고객사가 신용장 개설을 못하더라도 수출용 철강소재를 정상적으로 공급키로 했다.

포철 이종승 자금팀장은 "주거래은행과 6천억원정도의 한도약정을 맺어 단기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고 이번 주에 필요자금 소요분인 1천억원을 사전에 확보, 예치했으며 외환 결제금액 1천500만달러도 10일까지 지불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주거래 은행이 이번 파업에 불참한 농협이고 업무특성상 각 사업소에서 필요한 자금을 신청하면 한달에 서너번 본사에서 내려보내는 형태로 자금이 집행되기 때문에 느긋한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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